올 2월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토스증권이 연내 출범하면서 핀테크 증권사들이 증권업계의 새로운 주류로 부상할 지 관심이다. 최근 브로커리지 시대 부활과 맞물려 존재감을 더욱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자기자본 경쟁에서는 열세일 수밖에 없어 대형사보다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파이를 가져갈 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카카오페이증권 이어 토스증권도 연내 출범
지난 2월 카카오페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대한 대주주 적격승인을 받은 후 계열사 편입을 완료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다. 카카오의 간편결제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증권사 인수를 통해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섰고 국내 첫 핀테크 증권사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토스증권도 연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핀테크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용하는 비바퍼블리카는 증권업 추진을 위해 자회사 토스준비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3월 투자중개업에 대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예비인가 후 6개월 내에 본인가를 신청해야 하는 만큼 내달 안에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으로 토스증권(가칭)의 연내 출범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브로커리지 시대 부활로 더욱 주목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토스증권까지 합류하면서 증권업계에서는 과거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새 바람을 일으켰던 것처럼 또 다른 메기 역할을 할지 주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 거세게 불고 있는 동학개미 열풍으로 브로커리지 시대가 부활한 터라 이들의 활약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동성 장세 덕에 만개 중인 위탁매매 부문 강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모두 2030 세대인 젊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파급이 클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이란 막강한 무기를 보유하면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증권사 출범과 함께 펀드 상품 정도만 선보인 상태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투자문화를 정착시키고 주식 중개를 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개발 중이다.
토스증권은 아예 출범과 함께 주식 중개업에 적극 뛰어들 계획으로 초보 주식 투자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서비스 출시를 벼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알모으기' 등 소액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 였고 토스 역시 송금 및 결제 시 잔돈을 상장지수펀드(ETF)나 펀드 등에 자동 투자하는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도 잔돈을 모아 펀드에 투자하는에이콘스(ACORNS)란 앱이 있다. 토스의 경우 이미 이와 비슷하게 토스 카드로 천원 미만의 잔돈을 자동으로 저축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증소형 증권사들엔 위협
핀테크 증권사들의 출현은 증권업계에 오랜 만에 불고 있는 리테일 호황과 맞물려 파급이 더욱 주목된다. 자기자본 규모가 1000억 미만인 것을 감안할 때 초대형 IB들과는 소위 게임이 될 수 없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핀테크 플랫폼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시장 진입은 위탁매매 서비스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기존 키움증권이나 대형 증권사보다는 중소형사에게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2017년 대형 증권사의 온라인 무료 수수료 경쟁 결과, 키움증권은 점유율이 상승했지만 중소형사 위주로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대형사들의 경우도 이들 증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릴 수 있는 핀테크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조합처럼 핀테크 플랫폼 기업들과의 제휴 강화 흐름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