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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리그테이블]'용호상박' 미래·한투(feat. 동학개미)

  • 2020.08.19(수) 16:54

①대형사 순위
'동학개미운동' 힘입어 대형증권사 사상 최대 실적 경신
10개 증권사 순익 1조 돌파…신한금투vs대신 '꼴찌 대결'

완벽한 부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 가능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움츠러들 대로 움츠러든 1분기와 비교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에 힘입어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했고, 전 세계 증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트레이딩 수익도 대폭 늘어났다.

이는 너 나 할 것 없는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으로 이어졌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3000억원이 넘는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하며 최대 증권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1분기 적자로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투자증권도 그에 못지않은 넉넉한 이익을 거둬들이며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2000억원대 순익 증권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메리츠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도 1000억~2000억원대 순익으로 1분기 어닝 쇼크 악몽을 말끔히 떨쳐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여파에 휘청거리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신한금융투자는 동학개미 덕에 턱걸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대신증권은 라임 사태 관련 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한 탓에 적자로 돌아섰다.

19일 비즈니스워치가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2조원 이상의 10개 주요 증권사 2분기 연결 순익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전체 순익은 1조5986억원으로 전분기 2249억원과 비교해 7배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1058억원과 비교해도 45%가량 늘었다.

전분기 순익이 1000억원을 넘은 곳이 단 두 곳에 불과했던 데 반해 2분기에는 단 두 곳을 제외하고 모두 1000억원대 이상의 순익을 내며 우수한 수익성을 자랑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 한투, 삼성, KB 등 빅5 증권사의 순익만 따로 떼어보면 1조1136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의 순익이 114%나 증가한 것을 비롯해 5개 증권사 모두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의 순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위탁매매 수익이다. 코로나19 충격에 증시가 폭락한 틈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 투자에 뛰어들면서 모든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8000억원으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겠다는 개인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증권사에 빚을 지고 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빚투'가 급증하면서 2분기 증권사 신용공여는 7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글로벌 증시 반등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의 상환도 일부 이뤄지면서 전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이었던 보유자산 평가손실은 이익으로 돌아섰다. 투자은행(IB) 부문의 영업성과도 일정 부분 개선되면서 실적 호조에 힘을 보탰다.

◇ 미래에셋·한투 1위 대결 '용호상박'

증권사 순익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간 대결에선 미래에셋대우가 간발의 차이로 선두를 수성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분기보다 184% 증가한 3041억원의 순익으로 증권가에서 예상한 순익 추정치 2200억원을 가볍게 넘어선 것은 물론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합병 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국내 주식 거래 증가와 해외물 자산 증대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국내외 채권과 주식, 장외파생상품 등의 운용손익 증가, 해외법인의 성장 등 균형 잡힌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한 수익 확장성이 돋보였다.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와 철저한 재무관리도 1위 증권사 자리를 지키는데 일조했다.

1분기 파생상품 운용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며 1339억원의 적자를 기록, 대형 증권사 가운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한국투자증권은 한 분기만에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2958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익을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불과 100억원도 차이 나지 않는다.

별도 순익 기준으로 주식, 파생매매 등을 포함한 국내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1175억원에 달했고, 금리 하락과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 발행어음 운용 실적이 개선되며 트레이딩에서도 185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해결을 위한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하면 미래에셋대우를 앞섰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NH·키움 바짝 뒤쫓아…메리츠·KB·삼성·하나금투도 약진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2강을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바짝 뒤쫓았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2305억원의 순익으로 전분기(310억원)의 실적 부진을 단숨에 만회했다. 다른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위탁매매 수익이 급증한데다 회사의 자랑으로 여기는 IB부문에서의 강점을 여실히 발휘했다. 다만 3분기에는 현재 진행 중인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한 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키움증권의 2분기 순익은 2215억원으로 전분기 67억원보다 무려 2227% 증가했다. 2분기에 워낙 많은 이익을 낸 덕분에 상반기 순익(2182억원)이 이미 작년 전체 순익(2119억원)을 넘어섰다. 평소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왜 증권가에서 자사를 동학개미운동 최대 수혜 증권사로 꼽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키움증권의 2분기 위탁매매 수수료는 1199억원으로 전년대비 176.5% 폭증했고 주식시장 점유율은 18.7%에서 22%로 늘었다.

실적 꾸준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메리츠증권은 2분기에도 1557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2018년 1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익 행진을 이어갔다. 주력인 IB는 물론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빼어난 성과를 냈다. 홀세일과 리테일 부문도 선방하면서 주요 사업 부문 전반에서 골고루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

KB증권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면서 1분기 실적을 상쇄하는데 성공했다. 전분기 147억원의 적자에 머물렀던 KB증권은 자산관리(WM)와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주요 사업분야에서 고르게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1515억원의 순익을 냈다. 이는 KB증권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1000억원이 넘는 분기 순익을 벌어들인 것도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증권은 WM 강자로서의 위상을 뚜렷이 드러내며 눈에 띄는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삼성증권의 2분기 순익은 1317억원으로 전분기의 154억원에 비해 755% 급증했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국내외 주식 모두 순수탁수수료가 2배 넘게 늘면서 별도 기준 수수료가 1638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서고, 1억원 이상 잔고를 보유한 고객수가 12만명을 돌파하는 등 WM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하나금융투자는 타 대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좋은 성과를 냈다. 하나금융투자의 2분기 순익은 1257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상반기 누적 순익은 1725억원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였다.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어난데다 지난해 조직을 확대한 IB부문에서도 꽤 많은 이익이 났다.

◇ 라임에 얻어맞은 신한금투·대신 '동병상련'

사모펀드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의도치 않게 동병상련의 정을 나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과 더불어 라임 펀드 사태의 공범으로 지목된 신한금융투자는 라임 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파생결합증권(DLS) 등 대규모 사모펀드 사고 수습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2000억원 넘게 발생하면서 104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분기 대비 77.6% 급감한 수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위탁매매를 필두로 한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까스로 적자는 면했다.

아직 사태가 종결되지 않은 라임과 헤리티지뿐만 아니라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파트너스 관련 리스크가 존재해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대신증권은 10개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적자의 쓴맛을 봤다. 대신증권은 2분기 2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7분기 만에 최대 이익(472억원)을 내며 당당히 순익 순위 3위를 차지했던 1분기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위탁매매와 상품 트레이딩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냈지만 라임 펀드 관련 선보상 지급, 나인원한남의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감가상각비 등으로 938억원의 일시적 비용이 발생했다.

다만 적자를 감수하고 라임 사태 관련 손실을 2분기에 한꺼번에 털어낸 것은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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