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통의 강호들이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전분기에 적자 전환했던 교보증권은 2분기에만 4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며 상반기 중소형사 리그테이블 1위 자리를 되찾았고, 반기 순이익 기준 흑자 전환에 실패했지만 당분기에만 310억원의 수익을 실현한 한화투자증권의 약진도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에는 실적 반등세가 이어지며 중소형사들의 이익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전통의 강호들은 호실적 DNA를 재차 증명했다는 평가다.
◇ 교보·한화투자증권 "약진 앞으로"
19일 국내 증권사 중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12월 결산 법인의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 11개 증권회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8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934억원 보다 무려 2배(205.78%)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서도 교보증권의 반등세가 괄목할만하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434억원으로 지난 분기 2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순익 순위가 무려 8계단이나 뛰었다.
이처럼 흑자 전환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자산관리(WM)과 기업금융(IB) 부문에서의 선전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파생상품 평가손익 마저 개선되면서 강력한 이익 창출력을 과시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거래대금 상승으로 WM 사업부문에서 흑자가 지속됐고,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며 "지난 1분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채권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파생상품 운용 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이후 자산가치가 상승 및 적절한 리스크 헷지(위험 회피)전략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실적 회복력도 눈에 띈다. 이번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310억원으로 지난 분기 361억원 적자에서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전분기 손실(-51억원)이 워낙 컸던 탓에 누적 기준으로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이번 2분기 호실적을 통해 1분기 적자 규모를 85% 이상 복구하며 남은 분기 실적 기대감을 한층 높인 채 이번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 하이·이베스트투자증권, 안정적 실적 증가세
코로나19 여파를 무색하게 만든 하이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안정적인 실적 증가세도 주목할 만하다.
하이투자증권의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350억원으로 전 분기 131억원보다 219억원(167%) 증가했다. 2분기 연속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상반기 내내 안정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이면에는 주력 사업 분야에서의 고른 활약이 주효했다. 그 중에서도 IB·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브로커리지 성적이 돋보였다.
하이투자증권의 IB·PF 부문 순영업수익은 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287억원보다 무려 91% 가량 증가했다. 대표적인 부동산 PF 거래는 '구리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안성 물류센터 개발사업' 등이 있다.
브로커리지 부문은 국내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늘어난 혜택을 톡톡히 봤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은 207억원으로 115억원을 기록했던 작년 이맘때보다 80% 이상 늘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번 2분기 연결 기준 31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 간 동시에 리그테이블 순위도 한 계단 끌어올렸다. 특히, 꾸준히 순이익을 늘려간 덕에 자기자본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가량 늘어난 6579억원을 기록하는 등 유의미한 숫자를 써 내려갔다.
◇ 현대차·유진투자증권, 말 그대로 '졌잘싸'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의 주인공이었던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2분기 리그테이블 중위권에 위치하게 됐다.
전 분기 1·2위 선두권을 형성했던 두 증권사는 이번 분기에도 호성적을 이어갔지만 경쟁사들의 1분기 대비 2분기 실적 반등 폭이 상당해 리그테이블 순위가 각각 4계단씩 떨어졌다. 선전을 하고도 뒷걸음질 친 셈이다.
현대차증권의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286억원으로 전분기 246억원 보다 40억원(16%) 증가했다.
중소형 증권사들간 전체적인 순익 다툼에서는 뒤로 밀렸지만 현대차증권의 이번 상반기는 의미하는 바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순익의 경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2분기 304억원보다 6% 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1년 만에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경사에 가까운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증권 업계 어닝 쇼크 우려가 짙은 상황 속에서 일군 쾌거다.
현대차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40억원(연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동기 695억원 보다 45억원(6.5%) 증가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금융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수익다각화를 통한 균형 성장을 기반으로 안정적 지속성장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유진투자증권도 이번 2분기 28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분기 173억원에 비해 이익 규모를 111억원(64%) 늘렸다. 두 증권사 모두 이번 상반기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깜짝 실적의 기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