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가 6개월 연장되면서 시장도, 투자자들도 한시름을 놨다. 그러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영향이 크진 않을 전망이다. 대신 여전히 한시적인 조치인 만큼 6개월 뒤 변화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이다. 공매도 전략 활용이 필요한 상품들의 경우 부담이 좀 더 이어지게 됐다.
◇ 6개월 연장에 주식형 상품들 느긋
지난 27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 및 자기주식 취득한도 확대를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13일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고 내달 13일 해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6개월 연장을 결정, 내년 3월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어지게 됐다.
최근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한 만큼 숏커버링이 제한되면서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에 따른 여파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증시 상승세에 힘을 보태면서 직접 투자는 물론 펀드 등 주식형 상품엔 긍정적이다.
대신 금융당국이 향후 6개월간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시장에서 요구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향후 개선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개미들 입장에서는 공매도 제도가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에 유리하게 조성되면서 공매도 활용이 불리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일본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손쉽게 빌릴 수 있는 대주 서비스 시스템 구축 등이 고려되고 있다.
◇ 롱숏 전략 당분간 계속 고전
공매도 금지가 연장됐지만 현재와 동일하게 유동성이 낮은 주식·파생상품에 대한 시장조성과 상장지수집합기구(ETF)등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조항은 유지된다.
그러나 이 외의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개인이든 기관이든 공매도의 순기능 누릴 수 없다. 공매도의 경우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을 때는 이를 통해 과열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코로나 19 여파에도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인터라 아쉬움이 일부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사에서는 공매도 금지 제한이 풀릴 경우 공매도가 늘어날 수 있는 종목들에 대한 차익거래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공매도 금리로 인해 롱숏 전략(저평가 주식 매수(롱), 고평가 주식 매도(숏)을 활용하지 못하면서 한국 시장을 계속 꺼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공매도 공청회에서 고은아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상무는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외국계 투자 회사들 중 헤지 수단으로 공매도를 사용했거나, 롱숏 전략으로 사용했던 펀드들은 전략 부재로 한국을 꺼리면서 다른 시장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처럼 공매도 금지 조치에 나섰던 대만 등 일부 국가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한 상태다.
공매도 금지는 현물시장 매도 제한으로 이어지면서 선물 시장이 저평가 되는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선물시장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실제로 공매도 금지 후 선물 매도 활용이 늘었지만 기초자산이 많지 않다 보니 현물에 비해 효과가 제한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국내 롱숏펀드 관심도 덜할 듯
롱숏 전략을 활용한 롱숏펀드의 경우 숏 포지션 규모가 대개 크지 않고, 선물로도 충분히 매도 포지션을 취할 수 있어 큰 부담은 아니다. 다만 개별 주식 중심으로 롱숏 전략을 취해왔던 경우 운용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공매도 금지로 매도 포지션이 쉽지 않아졌음을 인식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롱숏 펀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해질 전망이다. 롱숏펀드는 증시 급등락으로 변동성이 심해질 때도 꾸준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반면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하기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덜 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심화하고 공매도가 허용된 상태라면 국내 롱숏펀드도 관심을 가져볼만하지만 공매도 연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해외 롱숏펀드에 관심이 국한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스마트롱숏펀드의 경우 1년 수익률은 10%대로 양호하지만 3개월 수익률은 2% 선에 머물고 있다. 신한BNPP코리아롱숏펀드도 1년과 3개월 수익률이 각각 15%와 6% 안팎 수준이고 KB코리아롱숏펀드의 경우 1%와 2%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