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지난해 동학개미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강점인 자산관리(WM) 부문을 앞세워 위탁매매에서 호조세를 보인 것이 5년 연속 이익 성장세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2000억원 규모의 통 큰 배당도 결의하는 등 주주 친화적 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 올 한해 경쟁력 있는 영업 행보를 예고했다.
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507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2019년 3918억원 보다 약 30%(1158억원) 늘었다. 이로써 삼성증권은 2016년 이후 5년 연속 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은 1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895억원 보다는 42%(373억원) 가량 늘었지만,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전 분기 2337억원 보다는 50% 가까이 감소했다.
삼성증권이 지난 한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간 배경에는 국내 증시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자리하고 있다.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거래 뒤 찾지 않은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2020년 평균 46조원을 넘어섰고, 9월 초에는 주식시장 개장 이후 처음으로 63조원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피·코스닥·코넥스를 합산한 거래대금 또한 지난해 8월 사상 처음으로 30조원 이상으로 증가했고, 연말에는 40조원을 웃도는 등 역대급 유동성이 증시로 흘러들었다. 이렇게 막대한 규모의 자금 유입은 증권사들의 전체적인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WM에 특화된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주식 수탁료는 2019년 3분기 대비 247% 증가한 1795억원으로 집계됐고, 해외 또한 289% 급증한 33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다 합친 수수료 규모 또한 21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선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은 228조원으로 성장하는 등 전례 없는 유동성 장세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주주 친화적 행보 또한 눈에 띈다.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주 당 2200원의 결산·현금 배당을 하기로 결의했다. 배당금 총액은 1964억6000억원으로 시가 대비 배당률은 5.2%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통상 다음 년도 1분기 내지 2분기에 전년도 결산 배당을 실시했는데, 2018년 이후 규모를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2017년 결산 배당의 경우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책정한 이후, 2018년 1400원, 2019년에는 1700원을 지급한 바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내놓은 리포트를 통해 "지금 같은 자본시장으로의 머니 무브 환경에서 증권사의 자산관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자산관리에 가장 큰 강점을 갖고 있는 삼성증권에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