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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핫한데 만만찮은 미국 스팩, '랩' 투자가 대안"

  • 2021.02.25(목) 14:25

권순규 한화 미국 성장 SPAC랩 운용역 인터뷰
랩 어카운트 장점으로 직접투자·ETF보다 유연
국내에 비해 풍부한 유동성·합병대상기업 매력 

"미국 스팩 투자의 핵심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업종이 될 스팩을 가능한 저렴한 가격에 골라 담는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직접투자나 상장지수펀드(ETF)로는 한계가 있는 부분을 랩 어카운트로 유연하게 상쇄 가능하죠."

미국 스팩(SPAC)은 이름부터 생소할 수 있지만 해외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막상 투자하려면 선택이 쉽지 않고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은 미국에 투자하는 랩 어카운트들을 선보이면서 그중 하나로 미국 스팩에만 특화해 투자하는 랩을 내놨다. 랩 어카운트 투자 분야로 처음 선보인 것은 물론 펀드나 ETF를 통틀어 국내에서 미국 스팩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도 유일하다. 

한화투자증권이 자신 있게 미국 스팩투자 랩을 내놓은 비결은 무엇일까. 한화 미국 성장 SPAC 랩 어카운트 서비스를 운용 관리하고 있는 권순규 운용역을 만나 랩으로 상품을 출시하게 된 배경과 장점, 미국 스팩 투자 전반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권순규 운용역은 카이스트(KAIST) 공학도 출신이다. 대학 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금융공학 분야에 매력을 느껴 카이스트 금융 석사와 경영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화투자증권 랩 운용팀에 발을 담그기 전 미국계 퀀트투자회사인 월드퀀트에서 리서치 컨설턴트로 일했다. 

권순규 한화투자증권 한화 미국 성장 SPAC 랩 운용역(사진=비즈니스워치)

◇ 미국 스팩에 투자할 수 있는 첫 국내 상품

스팩(SPAC)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로 비상장 기업의 인수 합병을 위해 설립하는 회사다. 공모로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한 후 상장시켜 2년 안에 비상장 우량 기업을 합병한다. 피인수 기업으로서는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투자자들도 우량 기업 합병 시 투자한 스팩의 주가가 상승하며 수익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스팩에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유망 스타트업들이 스팩을 통해 증시에 상장하면서 투자매력이 높아졌다. 미국 스팩의 경우 버진갤럭틱이나 퀀텀스케이프, 니콜라 등이 성공사례로 꼽히며 가장 최근에는 테슬라 대항마로 지목되는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가 스팩을 통한 상장이 결정됐다. 

국내에서도 미국 스팩에 대한 투자 관심이 부쩍 높아졌고 직접 투자에 나서거나 SPAC에 투자하는 ETF 투자 관심도 늘고 있다. 하지만 될성부른 스팩을 투자자가 직접 골라 투자하는 것은 결코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이런 점을 간파해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스팩 투자 랩을 선보였다. 자산관리(WM) 부서의 제안과 랩 운용팀과 리서치센터의 협업을 통한 결과다. 

"리서치센터와 협의해 정해진 룰에 의해 운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투자 스팩을 찾기 위해 유동성과 자금 규모, 합병 대상이 될 수 있는 후보 기업들까지 면밀하게 분석합니다."

스팩의 경우 상장 시 어떤 섹터의 기업과 합병하겠다는 목적을 명시한다. 이를 통해 성장성 있는 업종을 추리고 경영진이 해당 업종에서 좋은 경력이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들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개인 투자자 스스로 하기엔 버거울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이 부각되면서 한화 미국 성장 SPAC 랩이 출시된 후 프라이빗뱅커(PB)들의 문의가 많았다. 두 달이 채 안 됐지만 이미 목표했던 것 이상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순항 중이고 성과도 시장 지수를 웃돌며 양호한 편이다. 

◇ 미국 스팩 랩 국내 투자와 랩 상품의 찰떡궁합

국내에서는 미국 스팩 투자 상품이 왜 랩 형태로 먼저 나왔을까? 이미 최근 미국 ETF를 통해서도 미국 스팩 간접 투자가 충분히 가능해졌다. 하지만 직접투자가 엄두가 안 난다면 ETF로 투자해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권 운용역은 ETF의 경우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TF의 경우 아직까지 종류가 많지 않은 데다 목표 포트폴리오에 맞춰 일괄적으로 스팩 종목들을 편입해 운용하면서 매수하는 시점에 따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고평가된 스팩을 포트폴리오로 담을 수 있습니다." 

권 운용역은 스팩 랩 어카운트의 경우 이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제한하기 위해 유망한 스팩이라도 이미 가격이 오른 스팩보다는 저평가된 스팩을 선별해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로 하는 스팩 종목수를 모두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스팩이 감지될 때마다, 시장 조정으로 스팩 가격이 낮아질 때 담는 구조다. 편입한 스팩 중 충분한 가격 상승 시에는 단계적인 매도를 통해 차익실현을 추구하는 유연한 포트폴리오 조정의 경우 고객별로 계좌 관리를 하는 랩 어카운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다.

보통 랩 어카운트의 경우 최소 가입 금액이 수천만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 역시 랩 어카운트가 고객별 계좌 단위로 운용되기 때문이다. 적절히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가입 금액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 하고 구성종목의 주당 가격이 높을수록 최소가입 금액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미국 스팩랩의 최소 가입 금액은 1000만원으로, 다른 미국 투자 랩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미국 스팩의 경우 주당 가격이 액면가 수준인 10달러 선에서 상장되기 때문에 1000만원으로도 다양한 종목 구성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자연스럽게 접근성이 높아진 셈이죠."

권순규 한화투자증권 한화 미국 성장 SPAC 랩 운용역(사진=비즈니스워치)

◇ 국내 스팩보다 매력 커…성장 기대 업종 추려야

권순규 운용역이 미국 스팩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전망이 밝아서다. 과거에도 국내 스팩 시장에 투자하는 랩이 활발하게 출시됐고 국내 스팩 시장도 상당히 커진 상태다. 

하지만 여러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 하는 랩 어카운트 특성상 시장 규모가 큰 미국이 훨씬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국내의 경우 합병 대상 풀도 부족한 편이다. 

"국내와 비교하면 미국 시장의 절대적 규모가 훨씬 크고 유동성도 풍부합니다. 유동성이 충분치 않을 경우 원하는 가격에 매매가 어려울 수밖에 없죠. 좋은 합병 대상 기업을 찾는 것도 중요한데 미국에는 성장하는 섹터의 좋은 기업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미국 스팩 시장도 10년 전인 2010년만 해도 스팩 기업 수 자체가 많지 않았고 합병 무산 비율이 90%를 웃돌았지만 최근에는 10% 미만까지 떨어지며 환골탈태했다. 지난해에만 스팩 거래 또는 합병을 완료한 기업은 230개에 이를 정도로 활황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공모금액은 780억 달러로 일반 IPO와 비슷한 수준이며 85%가 하반기에 발행됐다.

권순규 운용역은 특히 여러 스팩들 가운데 친환경, 전기차, 핀테크 등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과 합병을 목표로 하는 스팩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합병 전까지는 수익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업종 관련 이력이 있거나 합병 성공 경험을 가진 경영진이 있는 스팩을 여러 개 선정해 충분히 분산 투자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 하방경직성 높지만 높은 가격에 매수 시 손실 가능

미국 스팩 투자 시 유의할 점도 물어봤다. 스팩의 경우 2년 안에 기업 인수 합병을 추진해야 하고 좋은 기업과 합병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합병 무산 시 예치금이 반환되고 합병기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투자금 회사 가능해 하방경직성을 보이지만 상장 후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에서 매수했다면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 스팩의 경우 국내와 달리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권 운용역은 귀띔했다. 

시장 흐름도 체크해야 한다. 공모 기업 수가 늘어도 공모자금 규모가 감소하거나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 주가가 합병 직후부터 하락하는 경우 스팩 시장이 정점을 지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랩 어카운트의 경우 보유 맞춤 관리가 이뤄지다 보니 스팩 중 일부가 합병 이벤트 등으로 가격이 급등해 기존 고객과 신규 가입자의 기대 수익률 차이가 커질 경우 신규 가입이 제한될 수 있다. 스팩 시장 상황에 따라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지면 계약 만료 전 청산 해지가 권유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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