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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서 ETF 매매? 해외 사례 찾아보니

  • 2021.06.25(금) 09:01

[은행vs증권 ETF 줄다리기]④
미국, 일본 은행에서도 ETF 매매 불가

은행 퇴직연금 계좌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실시간 매매를 허용해달라는 요구에 증권업계는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다고 지적한다.

펀드가 아닌 주식시장에 상장된 상품을 은행에서 직접 매매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며, 그러면 은행과 증권사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오히려 은행과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연금사업자들이 고유한 특성에 따라 연금상품을 운용하면서 투자자들이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해외에서도 유례 없어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에서도 ETF는 증권사에서만 매매할 수 있다. ETF는 주가지수 등 기초지수의 성과를 추적하는 펀드 구조이긴 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으로 개별 주식과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는 특성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선 은행 홈페이지에서 예금과 보험, 투자상품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면서도 실제 투자는 해당 업무를 취급하는 계열사로 안내하고 있다. 투자(Invest)나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서비스를 제시하고, 고객이 주식이나 ETF 등의 투자를 원한다면 제휴 사이트에서 계좌 개설을 안내하는 식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펀드는 은행을 통해 매수할 수 있지만 ETF는 증권사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다. 일본 증권업협회(JSDA) 홈페이지를 보면 ETF와 투자신탁(펀드)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ETF는 증권사에서만 취급하며, 펀드는 은행과 증권사, 우체국 등에서 모두 취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은행의 경우 안내문을 통해 증권 거래 등 금융상품 중개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다른 증권사의 계좌 개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증권업협회(JSDA) 홈페이지 내 ETF 관련 질의와 답변/사진=일본 증권업협회(JSDA) 홈페이지 캡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와도 안맞아

증권업계는 상대적으로 자본시장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은행권에 ETF 매매를 허용하는 건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에 맞지 않으며, 언제든지 '제2의 DLF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오히려 투자자 성향에 따라 적합한 선택권을 보장하려면 금융 권역별로 고유한 특징을 더 잘 살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2019년 DLF 사태를 비롯해 10여년 전 해외주식형펀드 대규모 손실 사태 등 은행의 무리한 불완전판매 탓에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시장도 혼탁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DLF 사태 이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규제 강화로 자본시장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작 그 원인을 제공한 은행은 또다시 업권을 침해하려고 한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도 "은행 퇴직연금 상품에서 상장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게 한다는 자체가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와 맞지 않다"면서 "단적인 예로 증권사 시스템을 연계해 거래할 때 만일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 소지도 불명확해진다"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연금사업자들이 업권별로 다른 특성을 살려 운용하고 투자자는 필요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면서 "은행들이 투자자 선택권보다는 제 밥그릇 사수에 급급한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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