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사로 유명한 미국 제약업체 '모더나'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를 두고 앞서 테슬라의 S&P500 지수 편입 때와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모더나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S&P500 편입 소식에 주가 '날개'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모더나는 전 거래일 대비 9.48% 급등한 313.5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상장 이후 최고치로 S&P500 지수에 포함된다는 소식에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모더나는 오는 21일부터 S&P500 지수에 편입된다. 코로나 백신 개발 사업이 힘을 받으며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 대신 S&P500 지수 내 한 자리를 꿰찼다.
S&P500 지수는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S&P가 뉴욕 증시 상장사 중 우량기업 500개를 선정해 만든 주가 지수다. S&P500 지수 편입은 편입 종목에는 대형 호재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들이 지수 추종을 위해 해당 종목를 의무적으로 매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S&P 다우존스 인디시즈(Dow Jones Indices)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P500 지수에 벤치마킹된 자산은 8조585억달러 이상이며, 인덱스 펀드는 약 5조4264억달러에 달한다.
직속 편입은 '모슬라' 연상
특히 모더나의 이번 S&P500 지수 편입은 앞선 테슬라의 편입 사례와 비슷해 더욱 눈길을 끈다. 흑자전환 직후 편입이라는 점과 스몰캡 지수로의 편입 없이 S&P500 지수로 직속 편입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통상 S&P는 특정 주식의 지수 신규 편입 시 S&P1500, S&P400 미드캡 또는 S&P600 스몰캡 지수 편입 등을 거친 후 S&P500 지수로 편입한다.
하지만 지난 5월 편입된 테슬라의 경우는 특별했다. 기존 미들캡이나 스몰캡 지수로의 편입 없이 곧바로 S&P500으로 직속 편입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실제 이런 자금 유입과 자금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에 S&P500 편입을 전후로 테슬라의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모더나도 현재 S&P 미들캡이나 스몰캡 지수 등에 편입돼 있지 않은 상태로 S&P500에 직속 편입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주가 안정성 측면에서도 좋다. 추후 개인투자자들이 모더나 주식의 매도에 나서는 경우에도 인덱스 펀드들은 의무적으로 일정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펀더멘털을 유지할 수 있다.
증권가 "안정적 자금 유입 기대"
안석훈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이번 모더나의 S&P500 지수 편입은 앞선 테슬라의 지수 편입보다 더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라며 "시장의 인지조차 없던 상황에서 코로나 확산에 따른 백신 사업의 호조로 사업이 흑자전환한 이후 테슬라보다 더 빠르게 S&P500 지수에 편입됐다"고 진단했다.
안 팀장은 모더나가 테슬라 대비 느리지만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항암제나 에이즈 관련 치료제 개발 계획을 밝히는 등 사업의 확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면서 "특히 델타 변이 등이 발생하며 '부스터샷(면역 효과 연장과 강화를 위한 추가 접종)'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단기적 매출 증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이사도 "최근 모더나 주가 상승은 테슬라의 S&P500 지수 편입 때와 비슷한 사례로 기업가치보다는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이슈 때문"이라며 "대형 지수에 편입되고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많아 장기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더나에 대해 테슬라 수준의 주가 상승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테슬라는 인덱스 펀드 자금 외 주변 자금도 많이 몰리면서 수급적 효과보다 주가가 더 많이 뛴 측면이 있다"며 "게다가 테슬라의 S&P500 편입 당시는 성장주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았던 시기로 테슬라의 주가 상승효과가 모더나에도 동등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