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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허니문 랠리 가능성? 경기에 달렸다

  • 2022.03.12(토) 09:20

과거 대선전후 주가 고려시 단정 어려워
불확실성 해소 긍정적…대외 변수에 좌우

역대 가장 치열한 선거로 평가되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증권가에선 차기 정부의 등장이 국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셈법 계산에 한창이다.

투자자들은 내심 대선 이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허니문 랠리'가 나타나길 원하는 눈치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실제로 증시 방향성이 선거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그보다는 경기를 위시한 대내외 변수를 더 유심히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그래픽=비즈니스워치

2000년대 대선 4번 중 초반 주가 상승은 2번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1% 뛴 2680.32, 코스닥 지수 역시 2.18% 상승한 889.08로 거래를 마쳤다. 대선 종료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완화와 새 정부의 정책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음 날인 11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0.71% 밀리긴 했지만 코스닥은 0.30% 오르며 전반적으로 괜찮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들어 뚜렷한 약세장을 보이던 증시가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과거 대선 전후 주가 흐름을 고려할 때 이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이투자증권이 2000년대 들어 치러진 16~19대 대선 전 1개월과 후 12개월의 코스피와 코스닥 주가 지수 추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번의 사례중 2번은 주가가 내렸다. 코스닥만 따로 보면 15대부터 19대까지 5번의 대선 가운데 대선 1년 뒤 지수가 오른 경우는 18대와 19대 두 번에 불과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무현 정부는 대통령 당선 이후 주가가 조정 받다가 정권이 들어서면서 반등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우 대통령 당선 직후 유의미한 추세가 나타나지 않거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대 문재인 정부 임기 1년 차에 주가가 의미 있는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맞물려 글로벌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대내적으로도 강력한 재정정책과 대북관계 개선 등이 호재로 작용했던 영향이 컸다"고 전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경기 영향력이 큰 우리나라의 수출경제 특성상 대통령 임기 초 코스피 수익률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패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존 정부와 정책 기조가 달라지는 분야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 정권 1~2년 차 경기부양적 재정정책에 따른 내수소비 수혜는 기대할만하다는 견해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내부 전경/사진=김기훈 기자 core81@

불확실성 해소로 일부 탄력…방향성은 경기가 좌우

금융투자업계는 정권말 정책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불안감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증시가 일정 수준의 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추세적인 상승 여부는 경기로 대표되는 대내외 변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대선 6개월 전부터 상승해 대선이 있는 달에 정점을 확인하고 하강하는 경향이 있다. 정권말 정책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을 먼저 반영한 뒤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직선제 이후 대선 시기에는 경기선행지수가 하강했거나 저점을 확인했다"며 "침체를 겪으며 확장정책을 비롯한 경기부양책이 등장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진단했다. 이번 대선 이후 증시 방향도 결국 경기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지만 정책 불확실성 해소로 일부 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리나라는 5년 단임 대통령제 특성상 일반적으로 새 정부가 정권 1~2년 차에 경기부양적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임기내 경제 성과를 최대로 끌어올리려는 모습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기본적인 공약 기조는 '작은 정부 지향'과 '경제내 민간 역할 중시'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서는 지출 확대도 감수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함께 현재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각종 대외 변수도 산적한 상황이다. 예측불가한 변수에 맞서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증시 방향성 역시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신정부 기대감을 증시 전반으로 가져가기보다는 신정부 정책이 이전 정부에 비해 어떻게 다를 것이며 이와 관련해 어떤 기회요인이 있을지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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