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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예스코홀딩스 유상감자 이야기(feat.예스코컨설팅)

  • 2022.05.13(금) 11:00

유상증자 세 번 참여 뒤 두 차례 유상감자로 돌려받아
직원 2명 예스코컨설팅…투자사업도 주거니 받거니

예스코컨설팅이라는 회사가 지난 10일 유상감자를 한다는 내용의 공시를 올렸어요. 

▷관련공시: 예스코컨설팅 5월 10일 감자결정

예스코컨설팅은 LS그룹의 관계회사 예스코홀딩스가 지분율 100%로 지배하고 있는 비상장사인데요. 예스코홀딩스는 예스코라는 또 다른 비상장사도 완전자회사(지분율 100%)로 두고 있어요. 즉 예스코컨설팅과 예스코는 모회사 예스코홀딩스 밑에 나란히 있는 자회사이죠.

'예스코'라는 단어가 익숙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예스코는 서울시 성동구, 중구, 광진구 등 일부지역과 경기도 구리시, 남양주시 등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을 해요. 

그런데 비상장사의 감자공시를 살펴보는 이유, 궁금하시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자 모회사인 예스코홀딩스와 흥미로운 거래관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금부터 살펴볼게요. 

감자로 모회사에 돈 갚기

예스코컨설팅은 감자 중에서도 대가를 지불하는 유상감자를 하기로 했어요.   

자본금은 발행주식수×액면가로 이루어져요. 주식수를 줄이면 자본금이 줄고 우리는 이걸 자본금을 감소시킨다는 뜻에서 '감자'라고 불러요. 이때 줄어든 주식 수만큼 기존 주주에게 대가를 지불하면 유상감자,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무상감자라고 해요. 돈이 없는 회사는 자본총계보다 자본금이 커지는 자본잠식 상태를 막기 위해 무상감자를 많이 해요.

예스코컨설팅은 총 발행주식수(94만9500주)의 3분의 1이 넘는 34만9500주를 없애기로 했어요. 없어지는 주식수만큼 대가를 주는 유상감자이기 때문에 1주당 2만1666원을 기존 주주에게 지불할 예정. 유상감자 대가로 지분율 100% 주주인 예스코홀딩스는 76억원의 현금을 확보해요. 

예스코컨설팅은 이번 유상감자를 진행하는 이유를 '과거 진행한 유상증자 목적 달성에 따른 주주 출자금 일부 상환 및 주주가치 제고'때문이라고 밝혔어요. 뒤에 '주주가치 제고'라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빼면, 결국 유상증자로 지원받은 돈을 모회사에 다시 갚는 것이 이번 감자의 목적이라는 뜻. 

예스코홀딩스, 컨설팅에 3차례 유상증자 지원

예스코홀딩스는 자회사 예스코컨설팅을 만든 직후 곧바로 유상증자로 자금을 지원해줬어요. 2018년 2월 1일 예스코컨설팅을 설립하고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2월 8일 예스코홀딩스는 80만주 유상증자에 참여해요. 이 때 들어간 자금이 397억원. 

8개월이 지난 뒤 예스코홀딩스는 예스코컨설팅의 2차 유상증자에 뛰어들었어요. 2차 유상증자에선 예스코컨설팅 신주 72만주를 매입하고 301억원을 썼어요. 

1년 뒤인 2019년 11월 예스코홀딩스는 세 번째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때는 39만주 신주를 174억원을 주고 확보해요. 예스코홀딩스는 2년 동안 자회사 예스코컨설팅의 유상증자에 3번 참여하면서 총 873억원을 지원해준 것이죠.

1,2,3차 유상증자 당시 컨설팅의 유상증자 신주대금은 각각 1주당 4만9671원(1차), 4만1849원(2차) 4만4732원(3차). 참고로 유상증자 회차에 따라 신주대금이 다른 이유는 예스코컨설팅의 순자산액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그래픽/유상연 기자

투자한 돈, 두 차례 유상감자로 다시 돌려받기

예스코홀딩스는 LS그룹에 속하지만 도시가스사업을 하는 예스코를 중심에 두고 투자사업을 하는 중간지주사예요. 지주사는 투자사업을 주로 하기 때문에 예스코홀딩스가 자회사인 예스코컨설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별 문제될 일이 아니에요. 

모회사로부터 자금을 융통받은 예스코컨설팅은 이번 유상감자(34만9500주 소각, 76억원)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해 1차 유상감자를 통해 모회사에 투자금을 돌려줬어요. 이때는 무려 116만500주를 소각하고 총 486억원을 돌려줬어요. 

결국 모회사 예스코홀딩스는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자회사 예스코컨설팅에 873억원을 투자했고, 이후 두 차례의 유상감자로 투자한 금액(873억원)의 64%(562억원)를 돌려받은 것이죠.

참고로 1차 유상감자 때 소각대금은 1주당 4만1855원이었으나, 2차 감자 때 소각대금은 1주당 2만1666원으로 절반 이상 가격이 떨어졌는데요. 이는 올해 예스코컨설팅의 자본금이 지난해보다 줄었기 때문. 따라서 자본금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소각대금도 줄어든 것이죠.

그럼 모회사로부터 투자받은 돈을 다시 돌려줄 만큼 예스코컨설팅이 성장을 한 걸까요.
   
예스코홀딩스와 컨설팅의 내부거래 

예스코컨설팅의 주요 사업은 경영자문과 부동산업. 최세영 예스코홀딩스 사내이사가 예스코컨설팅의 대표이사인데요. 대표이사와 직원 1명, 총 임직원이 2명인 회사예요. 
 
그런데 예스코컨설팅은 본업보다는 주로 사모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로 돈을 벌고 있는 상황. 2021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본업으로 벌어들인 매출액은 0원인데 금융수익(펀드 투자 등)은 134억원을 기록했어요. 영업외수익도 23억원으로 본업으로 버는 매출보다 많아요. 사실상 본업으로는 제대로 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상황. 

눈에 띄는 점은 지주회사인 예스코홀딩스는 예스코컨설팅이 먹고 살 수 있도록 금융상품도 수차례 넘겨줬다는 점이에요. 특히 2018년 2월 설립후 8개월이 지난 10월에 집중적으로 예스코홀딩스가 보유중이던 사모펀드 지분 4개(183억원 규모)을 네차례에 예스코컨설팅에 양도했어요.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공시). 

이후 수년이 지나고 예스코컨설팅은 2021년과 올해 모회사 예스코홀딩스에게 두차례 유상감자로 투자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투자하고 있던 두 건의 금융상품도 함께 예스코홀딩스에 넘겼어요. (2021년 8월 172억원, 2022년 5월 72억원)

결과적으로 3번의 유상증자(873억원, 모회사자회사), 2번의 유상감자(562억원, 자회사모회사), 6번의 금융상품 양수·도 거래(427억원, 모회사 자회사)가 나타난 것이죠.  

이러한 거래의 이유 

예스코홀딩스는 본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자회사 예스코컨설팅과 왜 이런 거래를 하고 있는 걸까요. 

이에 대해 예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외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부동산가격이 오르니 임대업을 하기가 어려워졌고 경영자문도 쉽지 않았다"며 "금융상품 등 내부거래도 예스코컨설팅이 사업목적을 지속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모회사가 도움을 준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다만 예스코홀딩스가 예스코컨설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던 사모펀드 지분을 시기는 2018년 10월로 아직 코로나19 영향이 미치지 않았던 시점이에요.

더욱이 본업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자회사로부터 유상감자로 다시 투자금을 돌려받는 일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어요. 이에 대해 예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자회사가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데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변했어요.   

자회사의 원활한 운영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로 지원했는데, 유상감자로 투자금을 다시 회수하고 수익기반인 금융상품마저 양도받는 것은 자회사를 제대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과는 거리가 먼 거래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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