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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물가라니까'…전망 엇갈리는 뉴욕증시

  • 2022.05.14(토) 13:15

[서학개미 브리핑]
다우지수 연일 하락 마감…S&P500 연저점 경신
FAANG 주가도 추풍낙엽…낙관론 vs 비관론 충돌

뉴욕 증시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물가 상승률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낙폭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월가를 주름잡던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극강의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서학 개미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심리를 되돌리는 데 물가 안정이 필수 요소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시장 상황이 유의미하게 전환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오뉴월 한 파 맞은 뉴욕증시

이번주 뉴욕 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며 수준을 낮췄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단 한 차례도 상승 마감을 하지 못한 채 3만 포인트 방어가 위태로워 보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또한 연중 최저점을 하향 돌파하는 등 추락을 거듭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만1600포인트 선에서 1만1300포인트까지 밀린 상태다. 12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으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52주 최고가 대비 14% 떨어졌고 S&P500은 18%, 나스닥지수는 30% 가까이 급락했다.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의 불안 심리를 부추겼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3% 오르며 시장 전망치인 8.1%를 웃돌았다. CPI지수는 물가 상승률을 체감할 수 있는 지표로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변동치를 나타낸다.

물가 상승률을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지난 달 기록한 역대 최고치(11.5%)에서 소폭 하락한 11%로 집계됐지만 시장 전망치인 10.7%를 상회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물가 상승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노동부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낸 성명을 통해 "물가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며 "연준이 이를 염두에 두고 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의 공포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의미한 반등을 위해서는 물가 안정이 필수 조건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적 통화 정책의 완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 일단락 정도가 반등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며 "이중 연준의 긴축 완화가 핵심인데 이를 위해서는 2~3개월에 걸쳐 뚜렷한 물가 하향 안정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주가도 추풍낙엽   

뉴욕증시에 부진의 골이 깊어지면서 지난해 월가의 톱스타로 등극한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주가도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넷플릭스 현재 주가 수준은 52주 최고가인 700.99달러(약 89만9400원) 대비 75% 이상 폭락했고 페이스북(현 메타플랫폼스) 또한 반토막이 난 상태다. 

다른 기술주들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마존의 경우 43% 넘는 낙폭을 보이고 있고 타 기술주 대비 탄탄한 펀더멘털을 자랑하는 애플과 구글(알파벳) 또한 22~24% 가량 밀렸다.  

월가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기술주 주가가 크게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거품이 더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내년 반등을 예견하며 저점 매수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어서다.

퍼포스 인베스트먼트(Purpose Investments)의 그레그 테일러 최고투자책임자는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제 이러한 수준의 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고성장 기업들이 예전처럼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 자산 규모 36억 달러(약 4조6000억원)에 달하는 반센그룹(Bahnsen Group)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데이비드 반센 또한 "과잉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던 주식들이 이제야 만족할 만한 가격대에서 거래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와는 달리 기술주들의 성장 가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브라이트 트레이딩(Bright Trading)의 데니스 딕 시장 구조 책임자는 "페이스북과 같은 이름들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고 거래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이런 주식에 투입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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