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10%대 임박' 신용거래 이자, 어디까지 치솟나

  • 2022.10.18(화) 07:28

KB·하나, 내달 이자 인상…연체이자율 최대 12%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추가 인상 불가피할 듯

'기준금리 3% 시대'를 맞아 증권사의 신용거래 이자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미 일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두 자릿수에 도달한 가운데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할 경우 최대 연 12%에 달하는 이자를 내야 한다.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율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크다. 저조한 투자 수익률에 높은 이자까지 맞물리면서 빚투(빚내어 투자)족의 어깨는 짓눌리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용거래에 대한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경고등을 켰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대형사 10% 임박…연체시 연 12% 적용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내달 1일부터 기간별 이자율(1~7일 구간 제외)을 0.2~0.3%포인트씩 인상하기로 했다. 
 
구간별로 살펴보면 8~15일은 7.6%에서 7.9%로, 16~30일은 8.3%에서 8.6%로, 31~60일은 8.8%에서 9.1%로, 61~90일은 9.3%에서 9.5%로, 91일 이후는 9.5%에서 9.8%로 올렸다. 

증권담보융자 이자율은 등급별로 0.5%포인트씩 인상했다. 일반등급을 기준으로 연 8.0%에서 연 8.5%로 높아졌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로,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이 담보가 된다. 증권담보융자는 기존에 보유중인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른 상장 주식을 사는 거래를 뜻한다. 
 
하나증권 역시 다음 달부터 등급별, 기간별로 이자율을 0.4%포인트씩 올릴 예정이다. 두번째로 낮은 실버 등급의 경우 1~30일 이자율을 8.0%→8.4%로, 31~90일은 8.3%→8.9%로, 91일 이후는 9.0%→9.4%로 높아진다.

아울러 증권담보융자 이자율도 180일 이하는 8.4%에서 8.8%로, 180일 초과는 연 8.9%에서 9.3%로 인상했다. 

나머지 대형사의 최고 이자율도 연 10% 수준에 임박했다. NH투자증권(60일 초과, 9.9%), 삼성증권(90일 초과, 9.8%), 신한투자증권(90일 초과, 9.75%), 키움증권(90일 초과, 9.5%), 메리츠증권(90일 초과, 9.36%), 미래에셋증권(90일 초과, 9.3%), 한국투자증권(60일 초과, 9.0%) 등은 9%대 이자율을 제시하고 있다. 

중형사 중에선 10%대를 적용하는 곳도 나왔다. 이달부터 현대차증권은 90일 초과 신용거래융자에 대해 10.50%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8월부터 151~180일 기간 신용거래융자에 대해 10.3%의 이자율을 제시하고 있다.  

이자 납부기한을 넘기면 연체 이자율을 내야 하는데, 통상 3.0%포인트를 더해 책정하므로 연체 이자율이 10%를 돌파한 곳이 대부분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은 연체 이자율을 최대 12%대로 두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은 최대 11%대에 달하는 이자율을 제시하고 있다. 긴축 행보에 이자율 더 오르나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용거래 이자율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산출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신용거래융자 인상 사유가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련 회의가 자동적으로 열리게 된다"고 전했다.

다만, 연체 이자율은 별도로 상한을 제시하고 있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연체 이자율 상한은 몇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므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같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7월에 이어 이달에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한국은행이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0.5%포인트가 인상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좀처럼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통화정책이 예상되고 있는 탓이다.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질 경우, 국내 자금 유출 우려로 우리나라도 이를 쫓아갈 공산이 크다. 결국 증권사 신용거래이자율의 추가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용거래에 대한 위험성을 경계하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신속민원 처리결과 소비자 유의사항'을 통해 신용거래융자나 증권담보융자를 이용해 투자할 경우, 담보 대출조건, 반대매매 요건 등을 꼼꼼히 살필 것을 권고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주의를 당부하는 건 주가가 단기 급락하면서 반대매매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해 약정한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보유 중인 주식이 자동으로 매도 처리된다.  

올초 24조원에 육박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원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최근 증시가 급락하며 반대매매 계좌가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주식담보융자의 경우 19조~20조원대를 오가고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