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관측되면서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반기는 채권, 하반기에는 주식 투자가 유망하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삼성증권은 5일 2023년 투자 키워드로 '상채하주', '흑묘백묘', 'BTS'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중 첫 번째 키워드로 꼽은 상채하주는 상반기에는 채권, 하반기에는 주식 투자가 유리하다는 의미다.
삼성증권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상반기에는 채권 투자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의 절대적인 수치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금리형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꼭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금리의 중장기물 국공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를 감안할 때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가 유리하다고 봤다.
대신 하반기에는 증시 반등 가능성을 고려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견해다. 높은 실질금리와 어려운 금융 여건에서는 가치주가 유망하며 그중에서도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고배당, 로우볼 관련 주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키워드로 지목한 흑묘백묘(黑卯白卯)는 '검은 토끼든 흰 토끼든 수익만 나면 된다'는 뜻으로, 앞서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이 개혁개방의 실용주의를 강조하면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고 한 것에서 차용했다.
구체적으로는 추가적인 알파(α)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실용적인 투자전략을 의미한다.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큰 투자 상황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선 한 가지 투자자산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투자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주식 또는 채권 등 선호하는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삼성증권은 하지만 올해는 익숙한 자산에 얽매이지 말고 시야를 넓혀 수익 기회를 잡으라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주식만 투자했던 고객들도 올해는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어야 하고, 채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는 고객이라도 증시 반등 흐름이 돌아오면 주식 투자를 다시 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또 주식과 채권뿐만 아니라 해외와 다른 대체투자상품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세 번째 키워드인 'BTS(Buy The Sinking spell)'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을 때 매수하라'는 것으로, 시장의 흔들림을 활용한 저가 매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미국 긴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금융시장에 변곡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시장의 변곡점 시기를 투자 기회로 노려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까지는 탑다운(Top down) 관점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고점 확인 등 불확실성이 축소될 것"이라며 "바텀업(Bottom-up) 관점에서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과 향후 수요 전망을 확인하고 투자를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