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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사모CB투자 감소할 것.. 내부통제 강화"

  • 2023.11.13(월) 19:25

해외부동산 부실여파로 3분기 순이익 46% 감소

올 3분기 메리츠증권이 해외부동산 투자 관련 손실 여파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투자한 유럽오피스의 자산가치가 510억원 떨어지면서다. 

최근 잇따른 논란으로 금융감독당국의 타깃이 된 사모 메자닌 투자와 관련해서는 투자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CI

해외부동산 평가액 520억 손실 발생 

13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계열사 실적을 발표했다. 메리츠증권은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5.9% 줄어든 11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4.7% 감소한 1617억원이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당기순이익이 4790억원으로 27.2% 줄었다. 영업이익은 26.5% 감소한 6048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기업금융수수료가 전분기대비 21%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침체가 지속되면서 신규딜이 감소한 영향이다. 자산운용 부문 이익은 파생상품 관련 이익 감소로 26% 줄었다. 금융수지부문과 위탁매매부문은 전분기대비 9%, 22%씩 증가했다. 

순자본비율(NCR)은 위험액 증가와 배당으로 인한 자본감소로 1619%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대비 375%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대폭 깎인 주된 요인은 부동산이었다. 김상훈 메리츠금융지주 IR 상무는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엄정한 평가 결과를 즉각 반영하면서 요주의와 고정이하자산이 증가했다"며 "이에 따른 충당금도 추가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유승화 메리츠증권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중 유럽 오피스 빌딩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고 520억원 감액을 반영했다"며 "다른 해외부동산 및 대체투자자산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칙으로 평가하고 즉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 CRO는 "상당한 규모의 손실 처리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해 부동산가격이 고점을 형성하고 빠르게 하락한 상황에서 국내 부동산 가격이 50% 하락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에 대해 대비했다"며 "해외부동산 공실률 증가와 자본환원률(캡레이트) 상승을 가정해 개별 영향도 역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보유한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는 1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652억원 증가했다. 이중 선순위 비중은 98%이며 PF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은 41%다. PF 대출 연체율은 21%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PF 자산관련 충당금은 3294억원으로 전제 자산 대비 2.3%다. 또한 해외부동산 관련 익스포져는 4조4000억원으로 상업용과 주거용이 각각 3조원, 1조4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유 CRO는 "국내 부동산 투자의 위험수준은 아직 높은 상황이므로 현재와 같이 선순위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해외부동산은 신규딜에 대한 검토보다는 현재 투자한 자산들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IB 부문에서는 부동산 시장위축에 대응해 비부동산 관련 IB에 조금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대기업 그룹 및 계열사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메자닌 투자 프로세스 점검할 것"

논란에 휩싸인 사모 메자닌 투자 사업에 대해선 축소 방침을 밝혔다. 최근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사모 전환사채(CB) 투자를 담당하던 메리츠증권 임직원의 불공정거래 정황이 포착됐다. 또한 이화그룹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 건과 관련해서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이화그룹 주가 거래정지되기 직전 보유하고 있던 BW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매각해 논란이 제기됐다. 유 CRO는 "메자닌 사업을 주로 담당하던 부서 임직원이 퇴사했으며 그 영향으로 해당 사업은 자연스레 감소할 것"이라며 "사모CB에 대한 외부 우려가 있었던 만큼 투자 프로세스 점검과 내부통제 강화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유 CRO는 홍콩H지수 하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가능성에 대해 "내년 초 상환되는 홍콩 H지수 관련 ELS 자체 헷지 규모는 1250억원으로 크지 않은 편"이라며 "은행 채널을 통해 판매돼 ELS 손실 발생에 따른 불완전 판매이슈는 없다"고 답했다.

고금리 환경에 따른 수익률 방어 대책도 언급했다. 최희문 부회장은 "3분기 채권트레이딩 수익이 감소하는데 이는 주수익원 중 하나인 차익거래 기회가 부족해 발생했다"며 "채권포지션 금리 헷지를 통해 방향성 노출을 최소화한 상태이며, 향후 시장 변동성 증대에 따른 차익거래 및 시장조성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메리츠금융지주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0% 감소한 596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830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7997억원으로 3.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4286억원으로 4.1% 뛰었다. 

메리츠화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9.2% 증가한 496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5.7% 증가한 6625억원으로 집계됐다. 1~3분기 누계기준으론 당기순이익이 26.7% 증가한 1조3353억원, 영업이익은 24.0% 늘어난 1조7959억원을 시현했다.  

회사 측은 메리츠금융지주, 증권, 화재 3사 통합이 그룹 전체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1년간 경험을 통해 증권, 화재를 하나의 북으로 통합운영하면 추가 효율을 올릴 수 있는 구체적 사례를 발견했다"며 "권역별 규정 준수와 안정성 확보를 전제하고 조만간 변화를 그룹 조직개편과 인사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분기배당 정례화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주가 수준에 따라 자사주 매입규모를 먼저 결정한 뒤 이에 따라 현금배당규모를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부회장은 "분기배당을 정례화할 경우 현금배당의 규모가 먼저 결정돼 자사주 매입규모를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렵다"며 "배당기산일은 배당금액이 확정된 경우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2024년 결산배당액부터 개선된 절차를 적용하도록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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