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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투자도 밸류업"…단, 주주와 소통·이사회 참여해야

  • 2024.05.26(일) 12:20

당장 주주환원 어렵다면 투자 확대도 목표로 제시 가능
공시 사례에 이사회 보고 모두 기재…이사회 참여 강조

한국거래소가 최종적으로 확정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가이드라인은 기업의 자율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업종이나 기업의 손익구조 등 특성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목표 지표를 제시했다. 단순히 주가순자산비율(PBR), 주주환원율 등 지표 외에도 상황에 따른 다양한 지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할 때 반드시 이사회 결의 및 보고가 필요하지 않지만, 모든 공시 사례에 이사회 결의·보고를 진행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BIS비율, R&D 투자도 밸류업…단, 주주와 소통해야

한국거래소가 지난 24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및 해설서를 살펴보면, 상장회사가 기업 개별 특성과 성장단계에 맞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자주묻는질문(FAQ)을 통해서도 설명했다. 기업가치 제고 과정에서 필요한 지표라고 판단한다면, 산업별 특성에 받는 방식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업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보험업의 신 지급여력(K-ICS)비율, 미디어업의 지식재산권(IP) 보유 현황 등을 예시로 들었다.

또 기업의 성장단계를 고려해 중장기적 가치 제고 목적에 적합한 지표를 선정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 같은 지표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는 성장이 중요한 코스닥 상장사 입장에서 당장 주주환원 확대, 자본효율성 개선보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늘리거나 R&D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제시하는 것도 기업 가치 제고로 볼 수 있다는 관점이다.

다만 주주와의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전제를 뒀다. 유보자금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거나 성장을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은 자율적 영역이지만, 해당 지표를 선택한 이유만큼은 주주들에게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목표 수립시 적합한 주요 재무지표 예시

분량은 자율…핵심은 이사회 참여

가이드라인 해설서에는 기업의 이해를 돕기 위한 구체적인 작성 사례도 담았다. 시장과 업종 특성이 각기 다른 △코스피 상장 IT서비스 △코스닥 상장 정밀기계 △코스닥 상장 바이오 △코스피 상장 금융 △코스피 상장 자동차업종 등 5가지 기업을 예시로 들었다.

한국거래소가 예시로 든 가상기업 '가나다 ITS'(코스피 상장 IT서비스 업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해설서는 3개 코스피 상장사 사례에서 PBR, PER 등 시장평가지표와 주주환원율을 주요 지표 사례로 든 반면, 코스닥 상장사 사례에서는 ROE, 매출액 등 수익성 지표를 사례로 제시했다.

단순히 주가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PBR을 개선하거나 배당 성향을 늘리 것만 아니라, 적자기업 혹은 성장기업이라는 특성에 맞춰 매출 증가, R&D 투자 등 성장에 집중하는 것도 밸류업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소가 만든 사례는 지표뿐 아니라 분량에서도 차이점을 뒀다. 예시로 든 5개 사례 중 일부는 9~11페이지 분량이지만, 일부는 3~4페이지로 분량이 가장 적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사례는 여러 업종과 시장의 특성에 맞게 기업이 자율적으로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분량도 3~4페이지에서 10페이지 이상 등 기업 상황에 맞춰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분량으로 사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가 예시로 든 가상기업 'BB바이오'(코스닥 상장 바이오업체)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다만 기업별 특성에 따라 사례를 최대한 다양하게 제시했으나 한 가지 공통적인 사항도 있었다. '기타 기재사항 항목'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했다는 내용을 포함한 점이다. 이사회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기업의 자율성에 기대고 있는 만큼 이사회의 참여 여부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이와 관련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잘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최상위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결정과 이해가 선행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사회의 밸류업에 대한 이해도 증진을 위해 상시적으로 전담 부서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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