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세아홀딩스가 극심한 유동성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은 6000여주에 불과하다. 하루 거래량이 아닌 한 달 거래량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하루 거래량이 단 8주에 그친 날도 있었다.
세아홀딩스는 올해 하반기 기준으로 거래소 관리종목 지정 사유 중 하나인 '유동성 미달' 조건에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 미만이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다.
관리종목 지정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유동성공급자(LP) 계약을 맺고 있어 실제 관리종목 지정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장기업에 걸맞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월1일부터 12월17일까지) 월평균 세아홀딩스 거래량은 6048주다. 세아홀딩스의 유동주식수는 68만주인데,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6800주)에 모자란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유통주식수란 개념은 자사주를 제외한 주식총수를 뜻하지만, 유동주식수는 자사주 외에도 최대주주, 우리사주조합 등 실질적으로 당장 매물로 나오지 않을 주식도 제외하는 개념이다. 세아홀딩스는 유통주식수가 389만5609주이지만, 최대주주 지분율(322만7056주, 80.68%)이 높아 이를 제외한 유동주식수는 크게 줄어든다.
지난 상반기(1~6월) 월평균 거래량은 7만254주였다. 하반기보다 거래가 대폭 활성화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착시 효과다. 상반기 최대주주의 대규모 지분 거래(블록딜)로 거래량이 한꺼번에 늘어난 탓이다.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과 박의숙 부회장은 지난 4월25일 시간외거래로 37만2000주(9.6%)를 내다 팔았다. 이를 제외한 상반기 월평균 거래량은 8254주에 그친다. 유동주식수의 1%를 간신히 넘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이순형 회장과 박의숙 부회장이 주식을 처분한 건 책임 경영의 의지"라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 유동주식수가 현저히 적은 상황을 감안, 주가 부양을 위해 주식을 처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대주주 물량 일부가 시중 유동주식으로 풀렸음에도 거래가 활발해지긴 커녕 오히려 부진의 늪으로 더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6048주)이 상반기 실질적인 월평균 거래량(8254주, 최대주주 블록딜 제외)보다 더 저조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세아홀딩스의 하반기 월평균 주식 거래량은 원칙적으로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한다. 거래소는 반기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 미만이면 '유동성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한다. '2회 연속' 기준 미달이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올해 주식시장 마지막 거래일인 30일까지 남은 7거래일 동안 거래량을 큰 폭으로 올리지 못한다면 세아홀딩스는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다만 세아홀딩스가 증권사와 유동성공급자(LP) 계약을 맺고 있어 실제 관리종목 지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월평균 거래량이 2만주 이상 △일반주주 300명 이상, 일반주주 소유 지분 20% 이상 △유동성 공급계약(계약기간 6개월 이상) 체결한 경우 등은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예외사유 가운데 세아홀딩스가 충족하고 있는건 유동성공급계약 하나 뿐이다. 올해 2월 대신증권과 1년간 유동성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유동성공급 계약이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은 세아홀딩스도 인식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1월 밸류업 공시(기업가치 제고계획)를 통해 기업가치 저평가(PBR 0.2배 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낮은 유통주식수를 스스로 지목했다. 유통주식수가 적어 기업가치제고, 실적호조에 따른 시장의 반응이 더디거나 효과가 미약한 것으로 판단했다.
회사 측은 "최대주주 차원에서 기업가치 저평가 원인을 찾고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계획 수립할 예정"이라며 "향후에도 유통주식수 증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최대주주의 지분 추가 매각 또는 올해 하반기 신탁계약이 끝난 자사주(2.61%) 활용 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