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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부장 배틀그라운드 도전기 '울렁~울렁~'

  • 2017.12.06(수) 15:21

슈팅뿐 아닌 생존이 게임목표 '이해도 갖췄어야'
울렁증 극복 숙제로 남아…버그 아쉬움도 있어

 

게임·e스포츠 분야 취재를 담당하는 디지털경제부장 보직 10개월째. 지금껏 게임을 해보진 않았던 차에 입맛 당기는 것이 나타났다. 배틀그라운드다.

 

정확히 표현하면 입맛 당김 이라기 보단 호기심이 생겼다. 마치 미슐랭가이드에서 별점 받은 식당 음식은 어떤 맛일까와 비슷하다. 

 

블루홀 자회사인 펍지 주식회사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배틀그라운드는 수많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올 3월 스팀을 통해 유료 테스트 버전이 나왔을 땐 동시접속자수 220만명 달성, 11월초 스팀 패키지 판매량 2000만장 돌파, 12월초 국내 PC방 게임점유율 30%로 3주 연속 1위 등 진기록을 보면서 무엇이 유저들을 매료시켰을까 궁금했다.

 

지난 5일 밤 서울 여의도 한 PC방을 방문했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시야에 들어온 대부분 이용자가 배틀그라운드 열중 모드였다.

 

초보자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접속경로는 단순했다. 국내에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해 다음게임 아이디가 필요했다. 아이디 접속 후 휴대전화로 19세 이상 본인인증을 받으면 게임이 진행된다. 배틀그라운드는 19세 이상 가능 게임이다. 

 

우선 솔로 모드로 진입했다. 이때부터 심장 박동수가 조금씩 빨라졌다. 긴장감이 돌았다.

 

수송기 탑승, 낙하, 낙하산 펴기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낙하 순간 인근 지역으로 나 보다 빨리 낙하하는 상대방이 보였다. 마음이 급해졌다.

 

드디어 착지. 방향키 실수를 여러번 반복하는 초보 티를 내면서 첫 번째 건물로 진입, 각종 아이템을 잡았다. '음! 의외로 쉬운데…'하며 두 번째 건물로 진입하려는 순간 헤드샷. 누가 어디서 쐈는지도 모른채 게임시작 3분만에 사망했다. 아놔!

 

재빨리 솔로 모드로 재진입했다. 이번엔 남들이 잘 낙하하지 않을 법한 한적한 곳으로 착지를 정했다. '역시 잘한 결정이야'라고 자평하면서 건물 진입과 아이템 잡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건물안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튀어나오는 상대방. 멈칫 할 정도의 심장 떨림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주먹질을 시도했다. 그런데 머리를 가격당해 또 다시 사망. 총알도 아니고 주먹질에 사망이라니. 헉!

 

옆자리 있던 후배에게 물어보니 주먹질도 점프와 동시에 시도하면 타격력이 높아져 쉽게 사망할 수 있단다.   

 

이어진 솔로 모드 서너 판에선 배낭 매고, 무기 장착하고, 오토바이까지 타면서 좁혀지는 경기구역을 찾아가는데 성공했다. 점차 자신감을 찾았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기식으로 원킬(One kill)도 성공했다. 하지만 어디서인지도 모르게 날아온 고수의 총탄에 또 다시 사망했다.

 

 

그래도 머릿속엔 대여섯 번의 사망 보단 한 번의 원킬이 각인되는 법. 배틀그라운드에 소질 있음을 자평하면서 이번엔 PC방에 같이 간 후배들과 스쿼드(Squad) 모드로 진입했다.        

 

스쿼드 모드는 4인 1조가 되어 상대방과 겨루기를 할 수 있다. 4인이 아군이 되는 만큼 더 마음이 든든해졌다.

 

기대는 적중했다. 100명으로 시작된 게임에서 28명 생존 때까지 남는 첫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스쿼드 모드로 진행된 몇 판의 경우 긴긴 시간동안 상대방과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아 지루함이 들기도 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슈팅' 게임일까 '도망자 또는 숨기' 게임일까 의문이 들 정도다.

 

이 역시 후배에게 질문하니 "숨기를 하든 도망을 치든 최종 생존자로 남으면 신나는 일 아니냐"고 되묻길래, 개인마다 게임 취향이 다름을 실감했다.

 

또 다른 아쉬움도 발견했다.

 

한번은 스쿼드 모드 플레이에서 풀숲에 착지하자마자 버그가 발생한 것. 방향키가 전혀 인식되지 않고 화면 흘들림만 심하다가 30여 초 뒤 갑자기 건물 안 진입상태로 화면이 돌변했다.

 

특히 게임 시작 1시간30분 정도 지나면서 울렁증이 심해졌다. 마치 파도에 흔들리는 배를 탄 느낌이랄까. 결국 PC방을 나왔고, 울렁증은 1시간 가량 지나서야 사라졌다.

 

PC방을 나오면서 이용료와 과자·물값으로 6400원을 지불하니 비교적 저렴한 취미생활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다음번 e스포츠 도전은 울렁증이 약한 게임을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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