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에 이어 등기이사직마저 내려놓은 이해진 창업자가 최근 개인회사에 대규모 출자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이해진 창업자는 지난 20일 자신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유한회사 '지음'에 700억원을 추가 출자키로 했다.
지음은 이해진 창업자가 지난 2011년 11월 자본금 1000만원을 들여 설립한 개인회사다. 경영컨설팅과 사업지원서비스업 등을 사업목적에 올리고 있다. 이 창업자의 친동생 이해영씨가 유일한 등기임원(대표이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창업자는 지음 설립 이후 외부 차입 없이 사재로 자본 확충에 나섰으나 금액이 그리 크지 않았다. 설립 직후 5억6000만원과 22억원, 지난 2015년 38억원, 그리고 최근 70억원으로 곳간을 채웠다.
지음은 네이버가 지난해 9월 공정위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회사 존재가 처음 알려졌다. 이 창업자가 네이버를 실제로 지배하는 '총수' 지위가 되면서 그의 개인 회사를 비롯해 친족들의 보유회사 정보 등을 공시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음은 폐쇄적 성격의 유한회사다 보니 재무 실적이나 사업 활동 등의 정보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일본과 싱가포르에 100%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미래세대를 위한 사업을 하는 벤처나 일본 도쿄에서 철수하려는 츠케멘 장인의 라멘집에 투자한 전력이 있다는 정도가 알려졌다.
이번 추가 출자는 해외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으로 보인다. 지음은 지난 21일 해외 계열사인 베포(Beppo)에 705억원을 출자했다. 결국 지음이 해외 현지법인에 댄 자금은 이 창업자로부터 흘러들어온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창업자는 지난 23일 열린 네이버 주총에서 연임하지 않고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지난 1999년 네이버컴 설립 이후 2004년부터 유지해오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데(2017년 3월) 이어 1년만에 등기임원에서도 내려옴으로써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 회장 타이틀만 남게 됐다. 해외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는 최근 미래에셋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 아시아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는 등 해외 투자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