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 과천에 소재한 KT지사. 이곳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전시관을 찾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드론 관제 시스템의 화면을 본다. 유 장관이 화면 앞에서 “기체 산불 감시 미션 실행”이라고 말하자 드론이 비행을 시작한다.
5G를 통해 드론으로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전달받고 음성 명령을 내려 조종할 수 있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홍 부총리가 “중국어로도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냐”고 묻자 황창규 KT 회장이 “중국어를 비롯해 여러 국가 언어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유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등 5G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과천 KT지사를 방문해 이 같이 5G 서비스를 체험했다.
오는 3월 5G 상용화를 앞두고 SK텔레콤 인프라관제센터, LG 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데 이어 KT 지사를 찾아 서비스 준비현황을 살펴보고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유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5G를 적용한 미세먼지 관리 서비스, 재난 관리 플랫폼, 바리스타 로봇을 살펴봤다.
KT는 미세먼지 관리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공기 질 측정기, 미세먼지 정보 신호등, 미세먼지 측정센서를 부착한 안전모, 미세먼지 정보 어플리케이션 에어맵 코리아를 시연했다. 이어 KT의 재난 관리 플랫폼 스카이십과 드론이 실시간으로 고화질 영상을 촬영, 전송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홍 부총리는 스카이십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산불 대처 시 산림청과 연계가 되냐”고 묻기도 했다. 박능후 장관도 “드론의 비행거리와 속도는 얼마냐 되냐”고 물으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KT는 산업현장에서 제품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협동로봇도 시연했다. 황 회장은 “KT의 협동로봇은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인식하며 즉시 멈추는 것은 물론 작동과정에서 지연시간도 매우 짧다”면서 “눈 깜박할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바리스타 로봇을 통해 장관들에게 커피를 타주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이용자의 빅데이터를 바리스타 로봇에게 전송하면 (입맛에 맞춰)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장관은 “5G를 적용하면 선호하는 향과 관련된 정보를 조합, 맞춤형 커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을 비롯한 5G 서비스 관계부처 장관들은 시연을 마친 후 간담회를 열어 KT 5G 서비스 개발 협력업체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행사에서 나온 의견은 오는 3월 발표되는 5G와 산업현장 연계를 위한 관계부처 합동대책인 5G 플러스 추진전략에 반영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인사말을 하면서 “오늘 현장에서 들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오는 3월 발표하는 5G 플러스 추진전략에 반영하겠다”면서 “미세먼지 저감사업과 같은 5G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간담회에선 개인정보 규제 완화, 5G 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원, 데이터 활용 확대,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며 비식별 정보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장관 또한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의료 데이터 규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유 장관도 "5G 기술을 정부가 시범 구매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KT의 미세먼지 플랫폼, 기상청, 환경부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여러 기업과 공유하는 방안을 과기정통부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