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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삼성-LG' 이례적 맞손 이유는

  • 2019.04.24(수) 11:20

LGU+ 사업장보안, 에스원 통신인프라 '윈윈'
양사 통신·보안 전방위 협력 MOU 체결

삼성그룹의 보안계열사 에스원과 LG그룹의 통신계열사 LG유플러스가 24일 사업협력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과 에스원 육현표 사장은 이날 오전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통신-보안 융복합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갖고, 통신과 보안 서비스의 유기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가기로 합의했습니다.

특히 통신·보안 융복합 사업 과제 발굴 및 확대 방안 마련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B2B 영역에서의 통신 상품과 보안 서비스간의 결합을 추진하고 나아가 B2C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찾을 계획입니다.

또 에스원은 LG유플러스 사업장에 한층 강화된 보안 서비스를 지원키로 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에스원에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와 양질의 통신 품질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LG가 맞손을 잡은 일이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에스원은 일본 세콤(SECOM)이 지분율 25.65%로 최대주주이고, 삼성그룹은 16.37%(삼성SDI 11.03%·삼성생명 5.34%)로 2대주주 기업입니다. 하지만 삼성그룹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LG유플러스는 과거 3G 이동통신시절까지만 해도 LG그룹내 위상이 낮았지만 4G 시절부터 수익을 올리며 확실한 통신계열사로 자리매김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삼성과 LG에서 나름 주요 위치의 계열사간 MOU를 체결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로 비춰집니다.

(왼쪽부터)에스원 육현표 사장과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이 24일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사진=LG유플러스]

양 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업 경쟁이 아직도 치열합니다. 부품사업 계열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LG유플러스도 이상철 부회장 시절 한때 프리미엄 단말기가 부족해 삼성전자에 단말기 공급을 부탁했지만 거절받았던 적도 있지요.

어찌보면 상호 융합되지 못할 것 같은 양 그룹내 계열사가 손잡았다고 했을 때 그 이유를 쉽게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시장경쟁 구도상 서로가 필요해 진 것 때문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실리'가 작용한 결과입니다.

[자료=SK텔레콤]

먼저 LG유플러스 입장을 보겠습니다.

ICT 융합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통신과 보안이 결합된 사업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의 경쟁사인 SK텔레콤의 경우 ADT캡스와 NSOK를 합병시켜 보안사업 매출을 2017년 934억원에서 2018년 1조1050억원으로 11배 이상 늘렸습니다. 이는 SK텔레콤 이동전화사업 매출의 11%나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특히 물리적 보안시장은 연평균 4.5%의 고성장을 할 전망입니다. 게다가 시장소비자 성향을 보면 자발적 서비스 중단율이 1%로 매우 낮고, 고정비 비중이 70% 수준이라 규모의 경제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까진 CCTV나 센서 기술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 지능형영상, 빅데이터가 보안사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으면서 사업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죠.

보안영역은 무인주차관리, 재난관리, 원격관제, 통합빌딩관리 등 점차 시장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는 또 다른 경쟁사 KT도 이미 갖고 있는 자산입니다. 보안사업이 부족한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아킬레스건이 된 셈이죠.

[자료=SK텔레콤]

다음 에스원 입장을 보겠습니다.

국내 물리적 보안시장 점유율은 에스원, SK텔레콤(ADT캡스+NSOK), KT텔레캅 순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에스원이 아직까지는 절대적 1위 이지만 2·3위 경쟁사들의 공세가 무서운 만큼 융합사업을 위한 통신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요했던 셈이죠.

이 과정에서 선택의 폭은 없습니다. SK텔레콤, KT는 자체적 보안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유일한 대안 이었을 것입니다.

LG유플러스 CSO(최고전략책임자) 전병욱 전무는 "국내 물리보안 시장 1위 사업자인 에스원과 LG유플러스의 다양한 솔루션을 융합해 차별적인 보안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향후 5G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스원 보안사업부장 권영기 부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무엇보다 연결과 개방,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업무협약은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찌됐던 이번 LG유플러스와 에스원간 협력구축으로 보안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니 좋아진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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