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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킬러콘텐츠 활성화 위해선…'정부 제도개선 절실'

  • 2019.11.06(수) 17:19

6일 국회서 실감콘텐츠 활성화 토론회

3G는 음원 스트리밍, 4G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서비스 확산을 이끌었다면 5G의 킬러 콘텐츠로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실감콘텐츠가 꼽힌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실감콘텐츠 산업은 경쟁력이 부족해 시장 확산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이에 5G 시대를 이끌 실감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제3세미나실에서는 '5G 시대의 실감콘텐츠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략 및 대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전세계 VR·AR시장 성장률은 2017년 28.9%에서 2023년 364.1%까지 올라 연평균 52.6%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의 경우 VR·AR 생산액은 2017년 1조2300억원에서 연평균 51% 증가해 올해 2조8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전세계 VR·AR시장 성장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감콘텐츠의 콘텐츠는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높은 가격대나 디바이스 부족 등도 장벽이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실장은 "소비자들은 VR 체험장을 한 번 방문한 뒤 다시 찾지 않고 스마트폰같이 대형 플랫폼도 없다"며 "미국에 비해 기술격차도 1.4년 뒤쳐져 있고 인력이나 법제도 정비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같은 현재 국내 실감콘텐츠 산업의 상황을 '캐즘(Chasm)' 상태라고 정의했다. 캐즘이란 제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일반인들이 사용하기까지 넘어야 하는 침체기를 뜻한다.

이승환 실장은 "콘텐츠가 부족하지만 플랫폼이 계속 생겨나고 정부와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노력하는 점은 다행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여러가지 문제가 현존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어 캐즘을 극복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7일 정부는 '실감콘텐츠산업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고 5년 간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통신사들도 올초부터 5G 활성화를 위해 실감콘텐츠 개발과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실감콘텐츠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정부의 제도와 태도 개선이 우선이라는 데 통신사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박선욱 서커스컴퍼니 대표는 "정부 지원사업이나 용역 입찰 보면 심사위원들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며 "심사제도와 결과물에 대한 부분에서도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집중도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며 "많이는 20~30억원 수준인데 한 방향의 목소리 갖고 깊게 갈 수 있는 전략이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스코넥 부사장은 실제 VR 업체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정부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성근 부사장은 "VR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중 규제를 받는 부분이 있다"며 "실감형 콘텐츠에 대한 심의등급을 세분화하고 단계별로 나눠 시행해달라"고 강조했다.

박재완 맥스트 대표는 콘텐츠 보다는 플랫폼이나 기술 개발에 초점을 더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AR 기술은 유지보수 영역에서 혁신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기존 산업에 대한 영향력이 큰 만큼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기술이나 플랫폼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사들도 실감콘텐츠 사업을 진행하면서 스타트업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KT 박정호 상무는 "글로벌 콘텐츠 유통 플랫폼에 업로드된 콘텐츠의 경우 국내 유통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등급 분류를 받지 않는데, 해당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사업자가 별도로 등급 분류를 받거나 불법으로 유통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외 등급분류가 호환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LG유플러스 신영근 팀장은 "지금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한류 등을 등에 업고 실감형 미디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기술력과 외산 디바이스 사용 문제 등이 현존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회의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최근 중국 방문에서 정부가 일관적인 태도로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예산을 신뢰감 있게 집행하며 선순환 구조를 정립하는 것을 봤다"며 "우리 정부도 긴 호흡을 갖고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

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SK텔레콤 전진수 상무는 "국내에는 인재가 너무 없는 것이 현실이고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빈약해 해외 인력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게임산업의 인재들이 실감콘텐츠로 넘어와 개발 환경을 만든다면 게임 산업의 역량을 이 영역으로 끌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에 대해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은 "정부는 5G 상용화를 실감콘텐츠 산업의 성장 기회로 인식하고 산업 활성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감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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