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게임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오딘'이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됐다. 이 게임을 개발한 라이온하트 설립자 김재영 대표는 7년 전 모바일게임 '블레이드'로 게임대상을 한차례 수상한 바 있다.
블레이드는 당시 게임대상 19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모바일 장르가 대상을 받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블레이드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탄생한 오딘은 엔씨소프트가 장악한 시장을 크게 뒤흔든 게임이자, 이를 퍼블리싱(유통)한 카카오게임즈가 업계 새로운 메인으로 발돋움하게 만든 '효자'이기도 하다.
17일 부산 KNN 시어터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대상(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오딘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M' 시리즈가 4년 동안 독주하고 있던 국내 매출 최상위권 구도를 깨뜨리며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로 대중성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규 개발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신규 지적재산권(IP)을 고집스럽게 창조해 냈으며, 국내에선 마이너한 북유럽 세계관을 활용함으로써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을 지향하는 비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6월말 출시 이후 곧바로 양대마켓 평정
오딘은 라이온하트가 개발한 모바일 기반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이를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고 있다.
이 게임은 올 6월말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 예약에서 400만명 이상을 끌어 모으며 카카오게임 서비스 게임 가운데 최다 사전 예약자수를 기록한 바 있다.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단번에 오른데 이어 곧바로 양대 마켓을 평정, 기존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지키고 있는 1위 자리를 넘겨 받았다.
이달초 엔씨소프트의 신작 '리니지W'가 출시되면서 1위 자리를 약 넉달만에 내주긴 했으나 오딘은 현재까지 2위 자리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오딘의 흥행 돌풍에 힘입어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실적도 큰 폭으로 뛰었다. 올 3분기(7~9월) 연결 매출은 466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배, 전년동기에 비해 3배 급증하며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오딘은 넉달간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딘의 개발사 라이온하트는 유명 개발자 김재영 대표가 2018년 설립한 회사다.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액션스퀘어를 설립하고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2014년 출시)를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 선보여 흥행에 성공시킨 바 있다.
이 게임은 모바일게임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김 대표는 7년만에 두번째 게임대상 영예를 거머쥐는 것이다.
블레이드는 모바일 장르에서 구현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은 액션 RPG를 대중화시켰고, 캐주얼한 장르 일색이던 것을 탈피해 미드코어 유저를 모바일로 끌어들이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소규모 개발사(액션스퀘어)와 퍼블리셔(카카오)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성공하면서 스타트업 기업과 중소개발사들에게 모범적인 사례로 용기를 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블레이드가 당시 게임 시장의 주류였던 온라인 장르를 모바일로 전환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면 오딘은 김재영 대표가 처음으로 MMORPG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블레이드 만든 김재영, 오딘으로 '대박'
김 대표는 오딘 게임 성공과 함께 적지 않은 금전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달초 오딘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라이온하트에 대한 4500억원 규모 추가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오딘의 지분 약 30%를 인수하기 위해 김 대표를 포함한 라이온하트 16명의 주주로부터 구주 총 23만주를 무려 4500억원에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는 김 대표를 비롯한 라이온하트 핵심 멤버 등을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했다. 발행주식(7469만주)의 3.6% 규모인 271만주의 신주를 주당 7만7100원에 발행하며 이 가운데 대부분인 240만주를 김 대표 몫으로 배정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주주명부에 새로 이름을 올리는 김 대표의 지분율은 3%에 못 미친 규모(2.9%)이긴 하나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의 보유 지분(유상증자 반영 3.12%) 다음으로 가장 많다.
이날 김 대표는 수상 소감으로 "오딘을 스타트업 작은 기업에서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구성원 모두에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라며 "동료 개발자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등이 각자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