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코인)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며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코인 간 거래 서비스만 제공하는 '코인 마켓'의 피해가 유독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중소거래소의 도산과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7일 성명을 통해 최근 가상자산 시장 상황을 두고 "대책이 필요한 위기 상황"이라며 "정부는 시장 소외자들이 정책에서조차 소외되지 않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지난 2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상반기 가상자산 업계 실태 조사 결과를 두고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업계 영업 이익은 63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조6400억원)보다 60%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11조3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50% 넘게 감소했다. 특히 코인 마켓의 피해가 크게 나타났다. 코인마켓의 거래액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9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마켓은 코인을 원화로 사고팔 수 없는 거래소를 말한다. 코인을 현금화할 수 없고, 거래를 위해 별도로 코인을 사야 해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비교적 낮다. 코인마켓이 원화마켓으로 전환하려면 은행으로부터 실명인증계좌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현재까지 이 계좌를 받은 거래소는 5개뿐이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협회는 "특히 코인마켓의 거래금액은 2021년 하반기 대비 95%의 감소가 나타났다"며 "일평균 거래금액은 전체 마켓의 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6개월의 짧은 기간에 시장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블록체인생태계의 시장불균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신고 수리된 26개 거래소 사업자 가운데 2개 사업자를 제외한 24개 거래소 사업자들이 영업적자"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코인마켓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하루빨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화마켓 진입의 과도한 규제와 장벽에서 비롯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원화마켓과 코인마켓이란 구분된 시장 간의 천문학적 격차가 이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당국은 한국블록체인생태계가 더 왜곡되기 전에 조속히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특단의 대책을 내어놓길 바란다"며 "시장이 침체될수록 공정한 경쟁상황을 회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산업 내 혁신이 일어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