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지난 1분기 서치플랫폼·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 5대 사업 실적이 모조리 성장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진 가운데 내놓은 호실적이다. 네이버는 이번 실적 발표를 하면서 향후 사업 성장에 기여할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한국어 모델 경쟁력이 글로벌 빅테크를 능가한다며 자신하는 등 중장기적 실적 전망도 낙관했다.
서치 플랫폼, 변함없는 핵심 경쟁력
네이버는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한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6% 늘어난 2조2804억원으로 나타나 영업이익률은 14.5%로 전년대비 1.9%포인트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외화환산손실과 일본 'A홀딩스'(라인) 지분법 손익 악화 영향으로 전년보다 71.2% 감소한 437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 플랫폼 8518억원 △커머스 6059억원 △핀테크 3182억원 △콘텐츠 4113억원 △클라우드 932억원이다.
네이버의 핵심 사업인 서치 플랫폼 매출은 전년대비 0.2% 증가, 전분기 대비 7.1% 감소한 것이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전년 올림픽·대선에 따른 기저 효과 등으로 전년대비 13.1% 감소했으나, 검색 광고가 1분기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전년대비 5.3% 성장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효율성이 가장 높은 광고매체가 네이버이므로 시장이 회복되면 가장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성장중인 글로벌 커머스…웹툰도 '순항'
커머스는 포쉬마크(Poshmark)의 편입효과에 힘입어 전년대비 45.5%, 전분기 대비 24.5% 성장했다. 포쉬마크는 북미 최대 패션 C2C(소비자간거래) 플랫폼이다.
이에 따라 커머스의 전체 거래액은 전년대비 19.7% 성장한 11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포쉬마크 편입효과를 제외해도 전년대비 13.2% 성장한 것이라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포쉬마크는 마케팅 비용 최적화, 영업 비용 효율화 등의 노력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돼 EBITDA(상각 전 영업손익) 흑자 전환을 이번 분기부터 조기 달성한 것이기도 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 EBITDA 흑자전환 목표 시점은 2024년이었다"며 "역성장 중인 미국의 동종 중고·C2C 업계와는 대조적으로 견고한 거래액과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 영향"이라고 했다.
핀테크 매출은 전년대비 15.8% 증가, 전분기 대비 0.5% 감소한 3182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전년대비 19.2%, 전분기 대비 1.5% 성장한 13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외부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5% 성장한 5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적인 성장을 주도했다. 오프라인 결제액은 현장결제 가맹점 확대 노력으로 전년대비 68.4% 증가한 8100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는 전년대비 94.0% 성장, 전분기 대비로는 6.0% 감소한 4113억원으로 나타났다. 웹툰의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마케팅 축소와 특정 지역 운영 감축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2.2% 증가, 이북재팬 편입 등으로 전년대비 28.9% 성장한 4122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자사 웹툰에 과금 대상 작품이 적고 광고 활용도 낮아 추가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상장(IPO)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클라우드 및 기타는 전년대비 1.2% 증가, 전분기 대비 16.1% 감소한 932억원이었다. 이 중 B2B(기업간거래) 부문은 공공 부문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9.1% 감소했으나, 전년대비해선 6.6% 증가했다.
네이버의 AI 자신감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컨콜에서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인공지능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올해 초 진행한 작년 실적 컨콜에 이어 재차 강조한 것이다.
최 대표는 "최근 AI 상용화 사례들이 급속도로 출시되는 등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이라며 "네이버 역시 '하이퍼클로바X'를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한 차원 높이고자 한다"고 했다.
특히 "네이버는 세계 3번째의 대규모 AI(인공지능) 모델을 갖고 있고, 한국어는 빅테크 대비해서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 것이 책임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서 연내 라인웍스와 같은 생산성 도구에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글로벌 B2B 기업용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네이버는 AI를 포함한 인프라 투자비용 효율성도 꾸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의 예년 인프라 투자 비용은 매출의 7% 내외인데, AI 관련 투자가 증가할 올해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날 새로운 3개년(회계연도 2022년~2024년) 주주환원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3년간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FCF(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전액 현금 배당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8% 중 3%를 향후 3년간 매년 1%씩 특별 소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