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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에 성공한 국내 제약사들이 타사 신약개발 권리를 들여오는 등 '세컨드 프로덕트(후속 약물)' 확보에 힘쓰고 있다. 신약은 자체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상업화가 임박한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들여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중국계 바이오기업인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임상 3상 중에 있는 비만치료제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판매 및 개발권리를 인수했다. 회사는 국내에서 당뇨와 비만치료제로 이 물질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HK이노엔은 지난 2018년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국내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회사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자체 개발 신약인 케이캡은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액 1140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과 LG화학은 현재 임상 3상 등 후기 임상단계에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탐색 중이다. HK이노엔과 달리 미국 지역에서 상업화가 가능한 중추신경계(CNS)와 항암 신약이 주요 타깃이다.
SK바이오팜과 LG화학은 현재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약물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9년과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와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티보자닙)'로 두 제품은 출시 후 매년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처럼 후기 단계에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인수 또는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자체 신약 개발만으로는 포트폴리오를 발 빠르게 확장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은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중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한 약물이 없다. 이 가운데 최근 대웅제약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펙수프라잔)'에 이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자스타프라잔)'가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동일한 작용 원리 제네릭의약품(복제약)의 국내 출시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속약물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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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과 LG화학은 '카리스바메이트', '피클라투주맙' 등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중인 자체 신약후보물질이 있지만 상업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외부에서 개발이 끝난 물질을 들여와 이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HK이노엔과 달리 현지 영업 시너지 등을 내기 위해 세컨드 프로덕트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현재 미국에 독자 영업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판매 중인 제품이 단 한 개 뿐으로 영업 효율이 낮은 편이다.
한 회사 관계자는 "현지 영업사원들 사이에서 동일한 분야의 신약에 대한 니즈가 큰 상태"라고 귀띔했다.
유망 신약후보물질의 글로벌 판매 및 개발권리를 구하려는 SK바이오팜과 LG화학의 여정은 HK이노엔과 비교해 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까지 눈독 들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이르면 내년까지 상업화 단계에 다다른 신약후보물질을 사들인다는 계획이나 내부적으로 회의적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