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대 자산운용사가 코인 시가총액 5위의 알트코인 '솔라나(SOL)'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하면서 당국의 승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더리움(ETH) ETF 승인 분위기를 타고 솔라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지만 증권성, 안정성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당분간은 출시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비트코인·이더리움 ETF를 운용 중인 반에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솔라나 현물 ETF를 신청했다. 반에크 측은 솔라나가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증권이 아닌 상품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이더리움 킬러'로 불리는 솔라나는 빠른 처리 속도, 낮은 트랜잭션 비용 등 기술적 강점과 높은 확장성을 갖춰 시장에서 인정 받은 알트코인이다. 시총은 약 94조원으로 이더리움 시총 575조원의 6분의 1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솔라나의 입지와 활용성에도 불구하고 ETF 출시는 시기상조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성에 발목잡힐 가능성이 크고, 선물 상품 미출시로 인한 유동성과 안정성 문제 등으로 당분간은 미국 당국이 승인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당국은 이미 솔라나를 증권으로 분류한 바 있다. 지난해 SEC는 바이낸스를 미등록 증권 중개 혐의로 고소하면서 솔라나를 증권으로 명시했다. 앞서 솔라나 재단은 기관투자자 등에 토큰을 비공개로 판매해 논란이 됐다.
크립토 벤처캐피털 드래곤플라이캐피털의 파트너 하셉 쿠레시는 "솔라나 ETF를 시작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지만 이 ETF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은 낮다"며 "SEC가 솔라나가 증권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현 행정부는 이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솔라나는 선물 ETF 시장이 없다는 것도 현물 ETF 출시가 힘든 이유다. 현물 ETF가 승인받기 위해서는 먼저 선물 ETF로 상장돼야 한다. 지난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솔라나 선물 ETF 상장을 거부했다. 현재 선물 ETF로 출시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뿐이다.
가상자산 ETF 리서치업체 베타파이 편집장 라라 크리거는 "솔라나가 현물 ETF를 뒷받침할 만큼 시장이 크고 투명하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상장 책임자인 롭 마로코도 "솔라나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은 비현실적이며 이런 상품이 출시되려면 선물 ETF가 먼저 나오거나 규제 명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솔라나는 네트워크의 불안정성 문제가 있다. 잦은 네트워크 중단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어쩌다 솔라나 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문제도 있다. 솔라나 기반 밈코인 트랜잭션이 늘면서 네트워크 혼잡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한편 솔라나 ETF 신청 소식이 알려지면서 솔라나와 솔라나 기반 코인 대부분이 상승세를 탔다. 지난 28일 코인마켓캡 기준 솔라나는 전일대비 8% 이상 급등했으며 피스네트워크(PYTH) 6%, 주피터(JUP) 5%, 팝캣(POPCAT), 캣인어독스월드(MEW)는 4%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