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면역항암제에 면역항암제를 더하면

  • 2024.07.29(월) 06:30

병용요법 임상에서 생존율 등 개선
낮은 반응률, 높은 내성도 극복 가능

국내외 제약바이오사들이 서로 다른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면역반응을 극대화하고 면역항암제가 가진 낮은 반응률, 높은 내성 등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계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면역항암제 '여보이'와 '옵디보' 병용요법의 간암 1차 치료제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여보이와 옵디보는 지난해 간암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현재 간암 1차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조합은 스위스계 제약사 로슈의 표적항암제인 '아바스틴'과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병용요법이다.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소라페닙')를 압도하는 치료효과를 내면서 간암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비교해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은 임상에서 치료 후 암이 일정 크기 이상 감소한 환자비율을 나타낸 객관적반응률, 암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비율인 완전반응률 등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기존 표준치료법과 차별화된 강점을 나타낸 것이다.

면역항암제 두 개를 병용투여하는 치료법은 간암을 넘어 이미 다양한 고형암종에서 처방되고 있다.

독일계 제약사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 병용요법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궁내막암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BMS의 옵디보와 또 다른 면역항암제인 '렐라트리맙' 병용요법은 지난 2022년 FDA의 허가를 받고 흑색종 치료에 쓰이는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 연구원이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미국암학회(AACR) 2024에서 신규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112와 ABL407의 포스터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에이비엘바이오

글로벌 제약사들이 면역항암제 두 개를 함께 투여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자극해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BMS의 옵디보와 여보이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면역관문경로인 'PD-1/PD-L1'과 'CTLA-4'를 각각 차단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두 약물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병용임상에서 옵디보, 여보이 단독 투여군보다 치료 후 환자가 생존한 기간인 전체생존율(OS) 등에서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서로 다른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요법은 면역항암제가 가진 단점인 낮은 반응률과 높은 내성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

옵디보와 여보이 병용요법은 흑색종 환자 임상에서 58%의 객관적반응률을 기록했다. 같은 임상에서 여보이 단독 요법의 객관적 반응률은 19%에 그쳤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완전반응률도 22%로 옵디보(14%), 여보이(4%)보다 우수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면역항암제를 병용 투여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자체 개발한 면역항암제 'GI-101A'와 머크의 키트루다를 병용투여하는 임상 1·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이다. 최근 임상과정에서 10번 이상의 항암치료에도 진전이 없었던 신장암 환자 등의 암의 크기가 일정부분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BMS와 손잡고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기능을 결합한 이중항체 'ABL111'에 세포독성물질과 옵디보를 병용투여하는 연구에 돌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밖에 면역항암제 두 개를 병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ABL112', 'ABL407' 등의 이중항체 후보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우리의 플랫폼(그랩바디-T) 기술이 적용된 이중항체는 종양특이적 작용으로 항암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ABL112과 ABL407은 면역항암 항체치료제 두 개를 병용투여하는 것과 차별화된 효능을 전임상시험에서 확인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올해 1361억2000만달러(188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8.3% 성장해 2030년 2196억3400만달러(300조5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