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엑스앤브이엑스(DXVX)가 코로나 백신 관련 사업에 대한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DXVX는 최근 포항공대와 코로나 백신 핵심 기술인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소재 특허에 대해 독점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6일에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와 범용 코로나 백신 도입 계약을 체결, 글로벌 2상 진행 계획을 발표했고요.
대중들에게 코로나 백신에 대한 관심은 이미 시들해진 상황에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한데요. 모더나와 화이자 등 코로나 백신의 핵심 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은 단순히 코로나 백신에서 나아가 다양한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mRNA는 항원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체내 세포에 전달해 스스로 항체를 형성하고 면역체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기전때문에 코로나 백신 이전부터 항암 백신이나 다양한 치료제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 오고 있었고요.
특히 mNRA 백신의 장점은 신속성과 유연성을 들 수 있습니다. 병원체의 유전자 정보만 알면 빠르게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죠. 코로나 백신 개발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코로나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은 언제고 다시 출연할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 1918년 발발한 스페인독감부터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 등 새로운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발발하고 있죠. 우리나라 정부도 신종 감염병 출연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mRNA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mRNA는 이같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저장·유통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입니다. mRNA 백신은 지질나노입자(LNP)라는 작은 지방 덩어리를 통해 mRNA를 보호하고 세포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데요. 정제된 mRNA는 안정적인 물질이지만 지질나노입자는 불안정합니다.
불안정한 지질나노입자 때문에 mRNA 백신은 타 백신과 달리 초저온∙냉동 보관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전용 물류창고를 구축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또 mRNA 백신은 해동 후 미개봉 상태일 경우 차광 상태로 2℃~8℃에서 최대 30일 동안, 8℃~25℃ 사이인 상온에서는 최대 12시간 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상온에서의 보관기간이 매우 짧아 보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명 '물백신'이 되는 겁니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냉장시설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들은 mRNA 코로나 백신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에 해외에서는 mRNA 기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아보젠바이오사이언스(Abogen Biosciences)와 독일의 큐어백(Curevac)은 냉장 온도에서 저장이 가능한 mRNA 백신을 개발 중입니다.
DXVX도 오는 2028년까지 진행되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지원사업의 공동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정부지원을 받고 mRNA 백신 보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과제명은 '상온 초장기 비축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소재 및 대량생산 공정기술 개발'입니다. 초저온 냉동, 저장, 유통, 짧은 유통기한 등 mRNA 백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해결하기 어려운 보건의료 난제 해결을 위해 만든 연구자금 지원 기관인 'ARPA-H'를 본떠 만든 사업.
결국 DXVX의 코로나 백신 관련 일련의 행보들은 저장·유통 단점을 극복한 차세대 mRNA 기술 개발의 일환인 겁니다. 쉽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저장·유통 문제를 해결한 mRNA 기술은 세계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만큼 DXVX가 상온 저장이 가능한 mRNA 기술 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국가적으로도 글로벌 백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DXVX 관계자는 "mRNA 코로나 백신을 활용해 상온 초장기 보관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며 조만간 동물실험에 진입할 예정"이라며 "mRNA 백신의 초장기 보관 기술은 정부 과제가 종료되는 시점인 2028년까지 해당 기술을 확보하고 플랫폼 비즈니스 형태로 사업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