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27일에 열린 ‘제2회 신촌물총축제’ |
이런 물총축제의 시원한 자유와 해방감이 마치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을 보는 듯하다.
http://www.youtube.com/watch?v=CrVE-WQBcYQ
물총놀이를 하듯 물감을 흘리고 붓고 던지며 아무렇게나 마음 가는 대로 잡풀더미를 만들어 내는 잭슨폴록의 작품 말이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신화를 만들어 내며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린 폴록의 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낸 듯한 작품은 우연 같은 추상적 질서의 극치로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폴록의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이 냉전으로 분열된 유럽에 민주주의라는 대의의 본보기를 제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자유와 해방된 감성을 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미술관과 정부 문화 정책이 말하는 미국적 경험, 즉 자유와 동일시되기 시작하는 해방된 감성을 말하는 것이다. 거창한 듯한 해석이지만 이 커다란 화폭 위를 춤 추듯 놀고 있는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이 마치 물총놀이 같다. 그래서 그런지 실로 붓으로 쏘는 물놀이에서 필자는 ‘스트레스를 벗어 던지고 나를 찾아가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다. 자유와 해방을 찾는 젊음의 물줄기처럼 말이다.
▲ (좌)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 장면, (우) 잭슨 폴록, 가을 리듬(30번), 1950, 캔버스 위 에나멜, 266.7 x 525.8 cm |
또 다른 물줄기는 조용한 공감과 시원한 상상을 주고 있다. "쏘 쿨~(So cool~)" 이라고 누군가 표현했던 MOMA(뉴욕현대미술관)의 '랜덤 인터내셔널'(rAndom International)이 한 설치미술 ‘레인 룸'(Rain Room)은 2013년 여름 비를 맞기 위해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 행렬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7cem71cR0S0
그러나 어느 누구도 젖은 사람은 없다.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비 내리는 전시장을 걷는 관람객은 비를 가르며 지나가고 있다. 이 시대는 어느 누구도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당신이라면 그 비를 맞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이 신기한 광경에 관람객들이 열광하였다. 지난 2012년 런던에서 처음 시작된 이 설치미술 ‘레인 룸'(Rain Room)은 한 번에 10명만 입장이 가능하다. 젖지 않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려 묵묵히 순서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행렬이 길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의 후원으로 진행된 지난 2013년 뉴욕의 비 맞이는 문화마케팅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일류회사의 노련미가 엿보인다.
▲ 지난 2013년 7월28일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레인 룸'(Rain Room). (출처 : Dylan DeRose) |
▲ 랜던 인터내셔널의 '레인 룸'(Rain Room) |
‘물총축제’ 이제 시작한 우리의 젊은 물줄기도 조만간 성숙한 여름축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 자유와 해방의 물줄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서울에서 시작한 물총축제는 대전, 울산으로 이어지며 2014년 8월의 무더위를 날려버릴 준비 중이란다. 그러나 아직은 주변 상점들이 영업에 지장을 겪는 경우도 많고 축제 뒤 남은 쓰레기 등으로 치유해야 할 성장통이 남아 있다. 성숙하고 시원한 물줄기를 기다려 본다. ‘레인 룸'(Rain Room)에 내린 비처럼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