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실제로 사교육비를 많이 썼다고 해도 사실 그대로 응답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교육비 통계의 비현실성 문제가 비단 통계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통계응답 대상자들이 제대로 조사에 임하지 않아 통계 오류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강조했다.
심기준·박경미·이원욱·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동주최로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교육비 통계 개편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사교육비 조사 통계가 현실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지적에서 열렸다.
통계청은 2007년부터 매년 교육부와 함께 초·중·고교의 사교육비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가 29만 1000원으로 집계되자 현실과 뒤떨어진다며 통계조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원욱 의원은 "고소득자가 통계조사에서 제대로 응답하지 않아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니 항상 통계에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내가 실제로 사교육비를 많이 썼다고 해도 사실 그대로 응답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빅데이터 시대인 만큼 국세청, 카드사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좀 더 좋은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개인정보 활용 문제 등 통계청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 시스템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통계청의 통계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기존의 지적을 잇는 의견도 나왔다.
박경미 의원은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1000원이라는 통계수치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통계청의 통계집계방식을 지적했다.
심기준 의원은 "교육부와 통계청이 매년 초중고등학교 사교육비를 조사하지만 실제 사교육비 지출 현장과 수치의 괴리가 너무 크다"며 "교육과 통계현장의 목소리를 반영에 보다 정확한 정책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변종석 한신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는 "통계조사 응답 대상자만 평균을 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9만9000원이고 고등학생만 따로 집계하면 54만9000원으로 수치가 크게 뛴다"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사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하면 현실과 괴리가 있을 수 있으니 응답 대상자를 기준으로 통계를 내거나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학교급 별로 통계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통계청이 사교육비를 조사할 때 소득계층을 7개로 나눴고 이 중 5개 계층에서 사교육비가 감소했지만 전체 사교육비 평균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통계조사대상에서 700만원 이상 고소득 응답자 비중이 18.7%로 200만원 이하 소득자(8.62%)보다 높다"며 "1차적으로 조사 후에 각 소득계층별 모집단 분포비율에 맞춰 가중치를 두는 조정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학교급 별 표본을 뽑을 때 계통추출(랜덤 샘플링)방식을 활용하는데 반드시 자사고, 일반고, 외고가 고르게 뽑힌다는 보장이 없다"며 "지난 통계청 발표에서 충북의 사교육비가 높다고 나왔는데 우연히 자사고와 외고가 많이 뽑히면 평균수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올해 사교육비 통계조사는 23일부터 시작했고 하반기 2차 조사는 9월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조사에서는 통계 신뢰도 강화를 위해 표본설계에 변화를 주고 조사 자체에서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