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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항공사 위기 심각…타개책은?

  • 2019.11.11(월) 14:28

11일 국회서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 토론회
"일본 불매운동·신규항공사 난립으로 심각한 어려움"
"항공기 재산세·취득세 등 국내만 있는 규제 개선해야"

일본 여행 불매운동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경영난에 결국 국내 항공업계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고 국적항공사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항공산업에 대한 규제를 개선하고 지원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관석, 박홍근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의 공동주최로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등 업계 관계자와 연구원·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나와 국내 항공사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일본수출규제 피해와 정책지원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총괄본부장은 "항공산업은 최소자본 150억원 이상과 항공기 5대 이상을 갖춰야 하는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고 규제도 큰 산업"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국제선 여객 실적은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은 "언론에서는 신생항공사나 저비용항공사들이 어렵다고 하지만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들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항공업계의 위기는 비단 일본여행불매운동뿐만 아니라 그 전부터 어려움의 조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일본노선 공급석이 약 165만개였지만 올해 9월 기준 약 143만석으로 13.3% 감소한 상황이다. 특히 일본노선 비중이 높은 제주항공·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는 더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에어부산의 일본노선 여객실적은 지난해 대비 무려 75.2% 줄었다.

이철행 제주항공 본부장은 "현재 네이버에서 일본행 항공권을 검색하면 인천에서 나리타행 비행기표가 6만8900원이고 인천에서 오사카행은 4만7400원"이라며 "현재 항공권 가격은 그만큼 항공업계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일본여행 불매운동뿐 아니라 갈수록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항공사들의 고충도 이날 토론회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은 대형항공사가 3개, 저비용항공사가 4개인데 이것도 1970년대 많은 항공사들이 난립하면서 파산과 인수합병을 통해 정리된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항공업계를 보면 미국의 사이클을 뒤쫓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 2개와 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에어서울·제주항공·이스타항공 등 6개의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있다. 내년부터는 3개의 신규항공사(에어프레미아·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가 추가로 항공업계에 발을 디딜 예정이다. 신규항공사가 추가되면 무려 11개의 항공사가 국내에서 경쟁하게 된다.

황용식 교수는 "1980년대 은행들이 난립했지만 결국 IMF를 겪으며 현재의 안정적인 체제로 돌아온 만큼 항공업계에서도 반드시 중장기적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재 상명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해외에서도 항공사들의 난립으로 인한 과도한 경쟁과 인건비 증가 등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이 진행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일본여행 불매운동과 항공사들의 경쟁심화로 인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제도개선과 정책적 지원을 요구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낭비하는 건 없는지 효율성 증대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고민하며 항공사 자체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그럼에도 글로벌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정부 규제만큼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영 아시아나항공 상무는 "우리 국적사들은 국제항공시장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리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항공기를 구매할 시 부과하는 재산세·취득세 등 지방세를 면제하고 항공기 부품 구매 시에도 부과하는 관세를 면제해 항공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복 대한항공 상무는 "외국항공사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국제선 가경정책은 여전히 동결되어 있다"며 "국내선 부분도 항공사들이 적자를 감소하며 운영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정부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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