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 공공택지에서의 분양 물량을 4년간 18만가구 가량 줄이고, 민간 건설사들의 분양도 늦추거나 '선임대 후분양' 방식으로 돌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4.1대책 후속조치를 24일 내놨다.
건설 및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급조절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주택 과잉공급이 우려되는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임대로 내주고 추후에 분양하는 '애프터리빙제'를 정부 지원의 저리 자금지원 등으로 활성화하겠다는 내용도 신선하다는 평가와 효과가 있겠냐는 의문이 섞여 있다. 수급조절 리츠도 사업성 확보를 위해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 공급축소 "긍정적" vs. "뻔한 내용"
공급축소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미 몇차례 되풀이된 얘기라 별무소용이라는 지적이 있는 반면 물량을 구체화한 것은 불확실성을 덜어 시장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공급 축소는 시장 회복의 기본 전제"라며 "4.1대책에서는 공급축소 방향만 있지 물량이나 방식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었는데 이번에 2016년까지 감축계획을 내놓으면서 불확실성을 덜게 됐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공급축소 계획과 맞물려 수요진작책까지 내놔야 주택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 수 있을 것이라며 다소 아쉬운 표정이다. 매매시장에서 거래 공백이 짙어지고 미분양이 넘치고 있는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대형건설사 D사의 주택영업 담당자는 "되풀이 돼온 공급량 조절 얘기만 있고 수요를 자극하는 내용은 빠진 것이 아쉽다"며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세제 및 금융분야에서의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先임대 後분양 "세입자 안전" vs. "수요 있을까"
민간 건설사를 '선임대 후분양' 방식으로 유도하는 것은 건설사 자금부담 완화와 임대물량 확보를 동시에 해결하는 묘수로 평가되지만 효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참여정부 당시 나온 후분양 방식은 건설사가 스스로 자금조달을 해야했지만 이번 방식은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을 담당해 1금융권에서 연 5~6%로 분양대금의 최대 70%까지 건설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또 대주보 보증으로 선임대하는 방식은 건설사들의 기존 미분양 '애프터 리빙' 분양에 비해 세입자 입장에서는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선덕 소장은 "종전 방식은 전세라고는 해도 본인 명의로 분양계약을 한 뒤 나중에 해지를 하는 것이어서 시공사가 부도나거나 해지를 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새로운 방식은 분쟁 여지가 없는 데다 기업들도 무리하게 할인분양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도권 미분양 상당수가 외곽에 위치한 중대형 아파트여서 임차 수요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 S건설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도 교통 여건이 좋은 곳은 쉽게 임대가 나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세입자를 확보하지 못해 나중에 더 큰 리스크를 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