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늘었나
지난 4월 주택거래량이 12만488건으로 월간 기준으로 2006년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4월 거래량(6만8000건)의 2배에 달하는 물량입니다. 4월 거래량은 수도권 6만3712건, 지방 5만6776건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47.0%, 13.8% 증가했습니다. 특히 강남 3구는 3452건이 거래돼 작년 동기보다 80.8%나 늘어났습니다.
4월까지 누적 거래량도 39만1000건을 돌파해 연간 기준 사상최대치를 갈아치울 전망입니다. 연간으로는 2006년 108만2000건이 최대치였고요 작년에도 8년만에 100만건을 넘어섰습니다.
#왜 늘어나나
거래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입니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해 집을 사는 것이죠.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주위에서 집 사는 사람이 늘어나자 이러다 집값이 뛰는 거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전세 가격이 집값의 70~80%선까지 치솟은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전세금에다 조금만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게 된 겁니다.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셋집을 반(半)전세 형태로 내놓자 월세를 내느니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이자를 내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가격은
시장원리상 수요가 늘면 가격은 오릅니다. 매일 변동하는 주가가 그렇고, 환율이 그렇고, 금값이 그렇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006년 거래량이 폭증했을 때 가격도 전고점을 깼습니다. (작년 1.7%, 2006년 11.6% 상승)
하지만 작년부터 이런 법칙이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늘어도 가격은 제자리걸음인거죠.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고 분석합니다.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하다보니 한 푼이라도 싼 집을 찾게 되고, 그러다보니 가격에 상승탄력이 붙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집값이 오르려면 투기수요가 붙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왜 안 오르나
지난해 거래 건수는 2006년에 근접할 만큼 늘었지만 전체 주택 수가 늘어나면서 주택거래율은 2006년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10년 간 주택 총량이 20% 가량 늘었기 때문에 120만 건은 거래돼야 과거 100만 건 거래 때만큼의 가격 상승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합니다.
지난해 주택거래율을 보면 전국 평균 6.3%(수도권 6.4%, 서울 5.4%) 수준입니다. 이는 2006년의 전국 8.0%(수도권 11.7%, 서울 11.2%)에 못 미칩니다. 오히려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고꾸라졌던 2009년(전국 6.0%, 수도권 6.2%, 서울 5.6%)과 비슷합니다.
또 수도권 주택 거래가 감소하고 지방 주택 거래가 증가한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지 못한 이유로 꼽힙니다. 지방은 거래가 늘어도 전국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거래량 언제까지 늘어나나
거래량이 언제까지 늘어날 것인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전세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전세 수요의 매매 수요로의 전환이 이어지면서 거래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매매시장 분위기는 신규 분양시장을 통해서 얼마간 가늠할 수 있는데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건설업계 CEO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효 응답 67명 가운데 가장 많은 41.8%가 주택시장 회복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올해 말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이 34.3%로 뒤를 이었고 ‘2017년까지’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14.9%와 9.0%를 차지했습니다.
낙관적으로 보면 기존 매매시장도 내년까지는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