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형 건설사들 실적은 큰 편차를 보였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과 해외 손실반영 여부가 순위를 요동치게 했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엔지니어링 등(작년 토건종합시공능력평가 순) 7대 상장 건설사들 실적을 항목별로 분석·비교해 본다.[편집자]
대형 건설사들의 작년 매출이 해외사업과 국내 주택부문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주택시장 호조로 실적 개선된 건설사도 있는 반면 해외 저가수주와 손실 등으로 부진을 털어내면서 이익이 줄어든 건설사도 있었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해외사업 손실이 있음에도 전년과 비교해 매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2015년에 이어 작년에도 1위 자리를 지킨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외형이 줄었지만 원가비용 관리에 주력, 안정성을 확보했다. 특히 꾸준한 체질개선으로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삼성물산도 프로젝트 손실과 잠재 부실을 털어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주 수익원인 해외 수주도 국제 정세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국내 주택시장도 분위기가 가라앉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작년 7대 상장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은 75조313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매출 73조2080억원에 비해 평균적으로 2.9% 늘어난 수준이다.
연결재무재표 기준으로 매출이 가장 많았던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작년 매출 18억74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9조1221억원) 대비 2.0% 감소했지만 원가비용이 줄어 매출총이익은 늘어났다. 현대건설은 지속적인 원가절감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15.6%포인트 개선된 144.2%, 유동비율은 전년보다 3.8%포인트 증가한 170.9%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7%, 11.4% 증가했다. 작년 매출을 분석해 보면 해외사업 비중이 줄고 국내 의존도가 커진 모습이다. 전체에서 국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8.9%에서 작년 47.2%로 크게 늘었다. 작년 국내 매출이 8조8401억원, 해외가 9조9044억원이다.
2위는 삼성물산(건설부문)이 차지했다. 작년 매출이 12조95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3조470억원)보다 0.7% 줄었다. 일부 해외 건설 프로젝트 손실과 잠재 부실을 반영해 작년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 이후부터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경영체질 개선과 손익관리 강화를 통해 사업부문별로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다. 특히 작년 4.4분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프로젝트 공사 마무리, 서울 시내 재건축 아파트 공사, 해외 토목 및 플랜트 호조 등으로 선전했다.
매출 3위는 GS건설이다. 작년 매출은 별도 재무제표기준 11조3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0조5730억원)보다 4.4%나 늘었다. 7대 건설사 중 매출 증대폭이 두번째로 컸다. 매출 증대에는 건축이 기여가 컸다. 주택을 포함한 건축 매출총이익률은 15.3%로 전체에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인프라(4.5%)였다. 반면 플랜트와 전력 매출이익률은 각각 -7.2%, -2.6%로 나타나 작년 이익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GS건설은 작년 전체 매출에서 국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외 매출 비중을 앞섰다. 2015년에는 국내 43%, 해외 57%였으나 작년에는 국내 55%, 해외 45%로 해외 비중이 감소했다.
전체 매출이익률은 4.4%이 가운데 국내 매출이익률은 12%로 전년 9.8%에서 개선된 반면, 해외는 -4.9%로 전년 1.6%보다 악화됐다. 상당수 사업이 중요단계에서 승인이 지연되거나 과중한 미청구공사 규모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또 작년 3분기 말 미청구공사대금이 2조1918억원에 달했다. 연간 약 5000억원에 달하는 해외 손실을 입고 계속 추가 원가가 투입됐다.
매출 4위를 기록한 대우건설은 7개 건설사 가운데 매출 증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10조9857억원으로 2015년(9조8775억원) 보다 11.2% 매출이 올랐다. 전년도 3346억원의 흑자를 냈던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작년에 발표된 수주산업회계 투명성 제고 방안에 따라 미청구 공사 등 잠재적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을 모두 손실처리 하면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현장은 사우디 자잔 플랜트 현장과 알제리 플랜트 현장이다.
대우건설은 '빅 배스(Big Bath, 잠재부실 손실인식)'로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강등돼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됐다. 작년 4분기 대우건설의 대규모 손실 기록과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의 저하, 회계법인의 '의견거절' 문제 미해소 등의 이유 때문이다. 대규모 잠재부실을 털어낸 만큼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사우디, 알제리 등 해외 현장 손실이 대거 반영된 실적이고 이를 통해 그동안 우려가 제기돼 온 해외 미청구공사 금액이 5000억원 대로 대폭 축소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평가다.
대림산업(건설부문)은 9조83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 같은 기간(9조5445억원)보다 3.0% 증가한 수준이다. 건설사업부는 토목과 플랜트 사업부의 원가율 증가로 이익은 감소했지만 주택사업이 호조세를 이어갔다. 건축 부문 매출은 4조2303억원으로 건설 매출의 55.8%를 차지했고 원가율도 88.3%로 전체 평균(90.5%) 이하였다. 매출 1조9572억원과 1조3618억원을 올린 플랜트와 토목은 각각 원가율이 100%, 94.9%로 높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매출 7조94억원이다. 사우디 얀부 발전 프로젝트 계약 해지 손실을 반영했지만 매출은 전년(6조4413억원)보다 8.8% 증가했다. 전년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모두 흑자 전환했다. 2015년 1조4500억원대의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경영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해 체질 개선할 계획이지만 또 다른 저수익 현장인 카본블랙의 완공이 연내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매출 4조7499억원으로 전년 4조6026억원보다 3.2% 증가했다. 현대산업개발의 호황을 견인한 것은 주택사업이다. 국내 주택시장 호황을 타고 꾸준히 증가해오던 주택사업 비중이 작년에는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했다. 문제는 주택경기 침체와 맞물려 신규수주가 시들해지고 있어 회사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015년에는 신규수주액이 5조5080억원을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28%가량 감소한 3조9510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