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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강남 ④'불패신화' 계속될까

  • 2018.04.18(수) 14:35

고수익 보장하는 강남 부동산…자산가들 선호
재건축 관심 높아져…상승에 대한 믿음 여전


'믿고 투자하는 강남 부동산'

괜한 말이 아니다. 한국 경제가 고속 성장한 시간 동안 부동산 투자만큼 높은 수익률을 보인 곳은 없었다.

그 중에서도 강남은 단연 압도적이다. 한국 부자의 상당수가 강남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산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 때문에 강남은 부동산 시장의 상징이자 관심이 가장 큰 지역이다.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정책의 초점도 대부분 강남 부동산에 맞춰져 있다. 

그런 강남도 최근에는 잠시 쉬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 가격 부담이 커졌고, 각종 규제 시행이 본격화된 영향이다.

그렇다고 강남이 멈춰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든 다시 튀어나갈 수 있는 게 강남 집값이다. 특히 각 동네의 요지에 자리잡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여전하다.

◇ 한국 부자들 "강남 좋아요"

한국 부자들(금융자산 10억원 이상)중 상당수는 강남 부동산 투자를 통해 거금을 손에 쥐었다. 특히 강남 개발이 본격화된 시기에 이 지역 땅이나 아파트를 매입해 얻은 시세차익이 이들을 부자 반열에 올려준 원동력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부자가 처음 부동산을 구입한 지역은 서울 강남이 30.9%로 가장 높았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강남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던 1970년대(강남 36.4%)부터 1984년(1980~1984년 강남 47.4%)까지 강남 인기가 가장 높았다.


이후에는 개발 중심지에 따라 1980년대 후반에는 강북으로, 1990년대 초반에는 분당과 일산 등 경기 신도시로 관심 지역이 옮겨가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다시 강남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강남은 '거주와 투자' 두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한국 부자의 거주 지역은 강남이 39.9%로 가장 높다. 이를 최초 부동산 구입지역 비율과 비교해보면 현재 거주 비중이 최초 구입지역 비중보다 9.4%포인트 높다. 부자들은 지속적으로 강남을 향했다는 의미다.

이유는 명확하다. 강남 부동산은 자신들의 투자자들에게 그에 걸맞은 보답을 해왔기 때문이다.

서울 자치구별 주요 단지의 2008년 실거래가와 2018년 실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강남구는 66% 이상 올라 서울 평균(33.2%)을 2배 가량 웃돌았다. 과거부터 대표단지로 꼽혀온 압구정 현대 14차 전용 84㎡ 가격은 15억원에서 25억원으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서초구(40.5%)와 송파구(64.84%) 등도 큰 폭으로 상승해 강남3구의 명성을 입증했다.


◇ 주춤한 강남? 그래도 강남!

강남은 언제나 뜨겁다. 연초부터 강남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해 발표된 8‧2 부동산 대책의 역효과였다. 강남을 잡겠다고 만든 대책이었지만 오히려 강남의 가치만 올려놨다는 게 당시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그랬던 강남 집값이 최근 들어 소강상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2주 강남구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보다 0.01% 하락, 서초구도 0.02% 떨어졌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 시장 규제, 그동안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영향에 따른 부담감 등이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강남 부동산 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맛봤던 부자들 사이에서 장기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강남에 대한 관심과 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이전에도 강남 집값이 떨어진 시기가 있었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강남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 이중에서도 강남의 대표적인 투자 대상은 재건축 단지 아파트다.
 
강남 대표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1979년 분양 당시 31평(전용 101㎡) 가격은 1800만원 선이었다. 이후 1980년대에는 7000만원 정도로 올랐고, 1990년대 들어 2억원대에 올라섰다.

은마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으로 뛰어오른 것은 재건축 이슈가 시작된 2000년대부터다. 2000년도 2억2000만원 수준이던 은마아파트 가격은 2001년 재건축 사업 추진으로 힘을 받아 3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이후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고 당시 정부가 각종 재건축 규제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오히려 은마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었다. 2007년 매매가격은 10억2500만원까지 뛴다.


그랬던 은마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버티지 못했다. 2008년 8억원으로 급락한 뒤 2014년까지는 경기 침체와 함께 반등 기회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2014년부터 당시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반등했고, 올 초에는 재건축 단지 대장주 노릇을 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이달 13일 기준 은마 시세는 14억9000만원이다.

은마의 사례가 입증하듯 한국 부자들은 향후 유망한 투자용 부동산으로 재건축 단지를 꼽고 있다. 이미 강남3구 지역 부자들의 23.6%가 투자용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단기적으로는 재건축, 중‧장기적으로는 강남이 갖고 있는 입지적 장점이 작용하며 강남 부동산의 차별성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강남은 교육이나 편의시설 등 지역이 갖고 있는 입지적 장점을 바탕으로 거주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곳"이라며 "이 때문에 다른 지역과 비교해 집값 상승폭은 여전히 강남이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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