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케이워터)가 새로운 둥지로 간다. 정치권 공방 끝에 지난달 28일 국회가 물 관리 일원화 관련 3법을 처리하면서 주무부처가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4대강을 비롯해 굵직굵직한 수자원 개발사업에 주력하던 수자원공사는 환경부 이전과 함께 업무 무게중심이 수질 관리로 옮겨갈 전망이다. 하지만 내부 구조는 여전히 개발업무에 적합한 토목 중심이고 환경업무 담당자는 적어 변화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국회에서 통과된 물관리 일원화 관련 3법은 물관리 기본법과 물관리 기술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이다. 지난달 28일 관련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5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공포후 즉시 시행된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를 비롯해 하천 업무를 제외한 수량 업무를 맡았던 국토부 공무원 등의 소속이 환경부로 바뀐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을 계기로 국토교통부는 수량, 환경부는 수질을 맡아 관리해왔다. 물 관리 이원화로 인해 정부 부처간 업무 중복과 물관리 사업 추진 지연 등 부작용이 생기는 등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바뀔 때마다 물관리 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물관리 일원화 관련3법 통과로 20여년만의 숙원이 풀리게 된 셈이다.
물관리 일원화 관련 3법중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는 수자원공사 이전이 핵심이다. 소속이 바뀌는 국토부 공무원은 약 1000여명 수준인데 반해 수자원공사 직원은 5500명에 달한다.
특히 수자원공사의 주력 업무가 기존 수자원 개발에서 수질환경 관리 등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수자원공사는 댐 개발 및 관리를 비롯해 MB정부 시절 국책사업이던 4대강사업 등 토목사업을 주로 수행했다. 이와 함께 해수담수화 사업과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 등도 수자원공사의 몫이었다.
이는 수자원공사의 인력 구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3급 이하(임원 및 1‧2급 제외) 이하 직원 3189명 가운데 직렬별로 토목직이 901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행정직이 745명, 기계가 417명으로 뒤를 이었다. 수질 환경을 담당하는 환경직의 경우 296명으로 3급 이하 전체 직원의 9.3%에 불과하다.
이같은 구조는 환경부 이전 후 수질환경 관리 업무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수자원공사의 업무 수행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여기에 올해 채용한 신입사원 170명(일반 공채 153명, 보훈 공채 17명) 중에서도 행정과 토목직이 각각 41명, 38명으로 주를 이뤘고 환경직은 19명에 그쳤다. 여전히 수자원공사 인력 구조는 수자원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수자원공사는 댐 건설과 관리 등 개발 사업을 주로 담당해왔다"며 "물관리 일원화를 위해 환경부로 이전되는 수자원공사가 환경부 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환경부로의 이전이 공식적으로 이뤄진 이후 부처간 협의를 통해 수자원공사의 업무와 역할 변화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조직 개편 등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