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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분양가 심사 강화 발표 후 한달...'분양 메말랐다'

  • 2019.07.05(금) 17:29

HUG, 지난달 5일 분양가 새 산정기준 변경·24일부터 적용
여의도·강동구·중구 등 단지들은 분할분양·후분양 검토

"보증 리스크를 관리하고 주택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했다."(6월 6일자 주택도시보증공사 보도자료中)

그로부터 한 달 뒤. 수도권 주요 지역의 분양은 메말랐다. 분양가 산정 부담에 좀처럼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후분양, 혹은 분할분양 등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천 등 수도권 주요 분양 사업장에서 주목 받아 온 단지들이 적정 분양가를 산정하지 못해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6월 분양이 예정됐던 58개 단지(4만8240가구) 중 계획대로 진행 된 건은 29개 단지, 2만741가구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HUG가 지난달 서울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의 분양가 산정 기준을 주변 시세의 100~105%으로 강화한 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시민단체 등의 고분양가 지적이 이어지자 조합·시공사들이 분양가 산정에 부담을 느낀 영향으로 풀이된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브라이튼 여의도'는 여의도에서 14년 만에 아파트 분양 물꼬를 트려 했으나 분양가 장벽에 가로막혀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단지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31번지(옛 MBC 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로, 아파트 454가구·오피스텔 849실 공급을 준비 중이다.

HUG의 새 분양가 산정기준에 따르면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될 비교 사업장을 정해야 한다.

비교 사업장은 분양 예정지에서 1km 이내 단지 가운데 입지, 규모, 브랜드 중 2개 항목 이상이 유사한 곳으로 선정한다. 선정 순서는 1년 이내 분양사업장→1년 초과 분양사업장→10년 이내 준공 사업장이다.

하지만 브라이튼 여의도가 들어서는 지역 반경 1km엔 최근 분양한 아파트뿐만 아니라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도 없다.

이 경우 해당 지역(동일 구)에서 1km씩 반경을 넓혀가며 비교 사업장을 찾아야 하는데, 지역을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아파트들의 시세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기준으로 삼기 모호해진다.

결국 시행사인 신영은 이달 중 오피스텔만 분양 일정을 확정해 먼저 분양하기로 했다. 아파트 분양은 HUG와 협의를 거쳐 최대한 후분양 보다는 선분양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협의'인 만큼 분양 시기를 가늠하긴 어려워 보인다.

신영 관계자는 "여의도 브라이튼이 들어서는 곳의 교통이나 파크원, IFC 등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진 입지적인 특성을 (분양가에) 반영해달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스테이트 세운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지정 13년만에 주택 공급으로 주목받던 '힐스테이트 세운'도 분양이 미뤄졌다.

이 단지는 지난달 28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HUG와의 분양가 협의 과정에서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해 후분양 추진 쪽으로 기울었다.

사업시행자인 더센터시티주식회사 측에 따르면 이 단지 시행자는 3.3㎡당 평균 분양가로 3200만원을 제시했으나, HUG는 그보다 500만원가량 낮은 2740만원을 요구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서로 제시한 가격의 차이가 너무 커서 얘기가 더 나아갈 수 없었다"며 "최대한 이번달 내로 선분양을 할지 후분양을 할지 윤곽을 잡으려 하는데, 후분양으로 기운 상태"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역시 후분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전체 1만2032가구 중 일반분양만 5000여 가구에 달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4개 건설사가 공동 시공할 예정이다.

당초 이 아파트는 입지와 규모 면에서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평가 받으며 높은 분양가가 예상됐으나, HUG의 분양가 규제 강화로 분양가가 예상을 밑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에선 일부 물량은 선분양하고 나머지는 후분양하는 분할분양 등이 예상됐으나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시공사 측은 밝혔다.

주관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공에 참여하는 건설사만 4곳이기 때문에 함께 협의해서 분양가를 산정한 뒤 HUG에 보증 신청을 해야 한다"며 "아직 HUG와의 분양가 협의 단계까지도 못 갔다"고 말했다.

과천제이드자이와 푸르지오벨라르테는?

민간택지를 중심으로 분양가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공택지 역시 분양가 산정에 더욱 부담이 커진 분위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중인 (공공택지 내) 공공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당초 5월 말로 잡았던 분양 시기를 미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과천제이드자이에 대해 평당 분양가 1000만원 수준에도 분양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최근 분양가 심사위원회 관련 논란도 불거졌다. 국토부는 이날 공동주택 분양가격을 심사‧승인하는 '분양가 심사위원회' 회의 내용과 위원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입법예고 등을 거쳐 시행할 예정으로 '과천제이드자이'가 수도권 내 첫 대상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물량 가운데 과천제이드자이 다음 타자로 꼽히던 '푸르지오벨라르테'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지난달 분양가 심의를 신청했으나 과천시가 '재검토' 통보를 한 상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과천시가 사전 서류 보완 등을 요청했는데, 우리 입장에선 심의 절차 과정에서 논의돼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며 "실무 협의만 할 뿐 별다른 액션은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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