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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집살이 in 유럽]⑨-1"가난한 사람, 나쁜 집에 살 이유는 없다"

  • 2019.08.08(목) 09:00

(소셜믹스의 겉과 속)
"네덜란드 사회주택, 낙인효과 덜해"…디자인 등 능동 대처
"사회주택 거주자 취약계층 집중, 소셜믹스 고민 커져"

[암스테르담=원정희 노명현 배민주 기자] "가난한 사람이라고 나쁜 집에 살 필요는 없다."(빔 더 바르, 아이겐 하르드 커뮤니케이션 대표)

"사회주택이 살고 싶지 않은 곳으로 낙인찍혀 있지 않아 중산층 중에서도 사회주택 거주 수요가 있다."(예룬 반 더 피어, 암스테르담사회주택연맹 부대표)

앞서 인터뷰를 통해 소개했던 빔 더 바르(Wim de Waard) 아이겐 하르드(Eigen Haard) 커뮤니케이션 대표가 했던 얘기는 네덜란드 사회주택을 취재하는 내내 암스테르담 주택가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귓가를 맴돌았다.

대부분의 주택이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어떤 주택이 사회주택인지 혹은 임대주택인지 외관만 봐서는 알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소셜믹스(social mix)가 가능했던 배경으로도 꼽힌다.

이는 대부분 네덜란드 사회주택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했던 예룬 반 더 피어 암스테르담사회주택연맹 부대표는 물론이고 최근의 사회주택 흐름과 소셜믹스 이슈에 조금 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피어 스메스 암스테르담 자유대 사회학과 교수도 이 시각엔 동의했다.

피어 스메스 교수는 "네덜란드 사회주택은 외부에서 보기에 디자인이 좋다"며 "(사회주택과 일반주택)구별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파리나 벨기에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는 사회주택을 알아챌 수 있어 '좋지 않은 집에 사는 구나'라는 낙인효과가 심하지만 네덜란드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선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암스테르담 시내 전경

소셜믹스는 국내에서는 분양과 임대를 함께 조성해 사회적·경제적 배경이 다른 주민들이 어울려 사는 것을 뜻한다.(사전적 정의, 네이버 박문각)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에서는 이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종교, 연령, 인종적인 소셜믹스를 모두 포괄하는 듯 했다.

소셜믹스는 최근 국내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신도시 조성이나 신규주택 건설 과정에서 임대주택 혹은 청년주택이 들어서는 것을 인근 주민들이 극렬히 반대하기도 한다. 임대주택과 일반 분양아파트 사이에 물리적인 벽이나 울타리를 치는 일도 심심치않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서울시 등 지자체나 정부가 정책적인 차원에서 소셜믹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임대주택에 대한 배타적인 시각은 한순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네덜란드는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와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인 노력과 시도를 하고 있다. 주택공급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들 스스로도 "다양성에 대한 역사가 있었다"면서 한국사회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

암스테르담 주택가 모습

빔 더 바르 아이겐 하르드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암스테르담에도 부유층이 사는 동네와 저소득층이 많은 동네가 있지만 극단적으로 가난한 동네는 없다"며 "암스테르담의 특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주민들이 다양한 소득수준이 섞이기를 원하고 있고, 또 하나는 (낮은 소득의)사회주택 거주자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계속 거주를 하거나 혹은 해당 주택을 민간시장에 파는 과정에서 다양한 계층들이 섞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사회주택으로 이용된 주택을 매각하는 일도 잦다. 일부 협회들은 재정적인 이유로 매각을 한다. 다만 아이겐 하르드의 경우 "재정보다는 소셜믹스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룬 반 더 피어 연맹 부대표 역시 "사회주택 거주자들이 점점 더 취약계층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취약계층에 주택을 공급하는 게 사회주택의 목표라고 할 수 있지만 너무 집중도가 높으면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소셜믹스가 하나의 과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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