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시작으로 다음달까지 전국에서 '밀어내기 분양'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내달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끝나고 8월부터 수도권 전매제한이 강화되면서 그 이전에 '규제 막차'를 타려는 시공사‧조합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영향이다.
예비 청약자들도 이때를 기회삼아 내 집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되는데다 8월 이후엔 다시 분양 물량이 감소할 수 있어 초조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 분양 서두르는 이유
4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일반분양하는 아파트는 총 4만4990가구로 전년 동기(1만7292가구) 대비 급증할 전망이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이같은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지난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다수의 분양 일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일반분양 실적은 2월 7812가구, 3월 7723가구, 4월 1만2426가구, 5월 2만6881가구다. 당초 예정됐던 분양물량의 각각 50%, 28%, 35%, 53%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1월은 청약 시스템 이관으로 분양 실적이 '제로'(0)였다.
분양시장이 축소되면서 예비 청약자들의 애가 타는 가운데 6월과 7월에는 규제를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월 29일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둔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장이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다. 이 단지는 총 1만2032가구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해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며 예비 청약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 왔다.
하지만 HUG와의 분양가 씨름이 길어지면서 좀처럼 분양 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조만간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수색6구역, 수색7구역, 수색13구역, 증산2구역, 용두6구역, 신반포13차 등도 이 기간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시공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8월부터 수도권 전매제한이 강화되는 영향도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1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지방광역시 도시지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 분양물량 많아도 '불안해'
그동안 분양을 기다려온 예비 청약자들 입장에서는 청약기회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다.
하지만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한 '막차 분양'인 만큼 8월 이후엔 분양이 감소할 수 있어 경쟁률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8월 전매제한이 강화되기 전에 분양권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가세하면서 청약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까지 시행되니 저렴한 분양가를 노린 청약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이달 청약을 접수한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전용면적 59.98㎡에서 청약 가점 만점자(84점)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3.3m²(1평)당 2813만원, 59m²가 7억원대로 시세보다 3억~4억원가량 저렴해 평균 95.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청약 양극화 현상도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누적) 전국 청약경쟁률은 15.03대 1이다. 대구가 55.46대 1로 가장 높고 세종시 44.06대 1, 광주 40.76대 1, 서울 26.68대 1, 대구 22.52대 1 순이었다.
반면 울산, 강원, 경남, 경북, 전남, 충청, 제주도 등은 한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는 서울에서 특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1월에 65.01대 1, 3월은 142.18대 1, 4월은 93.74대 1, 5월은 86.55대 1 등이다. 2월은 직전월 분양이 없어 청약경쟁률이 집계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강원도, 경남, 제주도 등은 청약 경쟁률이 한 자릿수 미만으로 나타났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지방에서 전매가 가능한 비규제지역, 저평가 지역, 개발 호재 지역 등은 가수요를 포함한 청약 수요가 꽤 유입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분양이 누적돼 있거나 인구가 유출되는 지역은 이런 부분에서 제외되면서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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