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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맞수]한남3구역, 자금력 '현대' vs 대안설계 '대림' vs 속도전 'GS'

  • 2020.06.09(화) 10:48

'합동점검 사태' 이후 입찰제안에서 파격조건 빠져
현대 '넉넉한 사업비·이주비 'vs 대림 '단지 고급화' 팽팽
입찰 제안 보수적으로 한 GS건설…왜?

비용이냐, 설계냐, 속도냐….

'공룡급 재개발' 용산구 한남3구역을 둘러싼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시공사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던 사업장인만큼 이번 재입찰 제안서에선 각종 '파격 조건'(분양가 보장, 임대주택 제로 등)은 빠졌다. 그 대신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약속할 수 있는 대안 설계, 자금 대여 등을 내세운 '숫자 싸움'이 한창이다. 

현대건설은 비용 경쟁력, 대림산업은 대안 설계, GS건설(기호 순)은 사업기간 단축 등을 강조하며 조합원들의 표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지난 5일 용산구 일대에서 각각 문을 연 3사 홍보관은 방문객(조합원) 신분 조회를 철저히 하며 외부 노출을 꺼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되는데다 지난해 국토부와 서울시의 합동점검 여파로 최대한 몸을 사렸다. 홍보관에 나와 있는 직원들도 "자세한 건 조합에 문의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수주전 분위기는 어느 정도 드러났다. 

비용 경쟁력·고급화 등을 내세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팽팽히 맞서며 신경전을 벌이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찰제안을 한 GS건설이 조용히 '히든카드'를 만지는 모습이었다. 

용산구 일대에서 각각 문을 연 한남3구역 재개발 입찰사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기호 순)의 홍보관 외관. 각 홍보관은 조합원 확인 후 입장 가능했다./채신화 기자
현대건설 "자금대여 넉넉하게"
(feat.홍보관부터 기선제압)

현대건설(단지명 '디에이치 한남')은 넉넉한 사업비·이주비 대여 자금과 상업시설 분양 책임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특징은 홍보관에서도 엿보였다. 자금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3사 중 유일하게 별도의 건물을 지어 홍보관을 열고 1층에 주차공간이나 대기장소 등도 마련해 놨다.  

이 회사가 제시한 총 공사비는 1조7377억원으로 조합의 예정가격보다 약 1500억원 절감했다. 그러면서도 대안 공사비로 1797억원을 책정해 천연 대리석 마감, 이건 창호 등으로 마감수준을 높였다고 전했다. 

이주비도 기본 LTV(주택담보인정비율) 40%에다 추가 이주비 LTV 60% 책임 조달을 제안했다. 사업촉진비(5000억원)를 포함한 사업비 대여자금도 '2조원 이상'으로 3사중 가장 높게 책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가 이주 문제"라며 "이주비 부족 등으로 이주하지 못하는 일부 가구 때문에 사업에 차질이 생기곤 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업촉진비를 넉넉히 제시했다"고 말했다. 

추가 부담금도 '입주시 100% 납부'와 '입주 1년 후 100% 납부'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미분양시 최초 일반분양가 금액으로 100% 대물 변제하고 '골든타임 분양제'로 분양시기도 조합 결정에 따르도록 했다. 

상업시설도 미분양시 대물변제 받는다.

단지 내 상업시설 7-2구역에 현대백화점을 입점하고 대치동‧목동‧중계동 등에서 유명한 학원을 들여 대규모 학원가를 조성하기로 했다. MD를 통한 상업시설 맞춤형 분양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

대림산업 "대안설계 비용만 5000억"
(feat.가구 절반 이상이 한강 조망)

대림산업(단지명 '아크로 한남 카운티')은 '고급화'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총 공사비를 3사 중 가장 높은 금액인 1조888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그중에서도 26.5%가량인 5015억원을 대안설계 공사에 쓴다는 계획이다. 

대안 설계는 '경미한 설계 변경'을, 특화(혁신) 설계는 '중대한 설계 변경'을 뜻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부터 정비사업 수주에 참여하는 시공자는 정비사업 시행계획의 원안 설계를 변경하는 대안 설계를 제시할 때 경미한 변경(원안 설계의 10% 범위 내 변경이 골자)만 허용토록 했다. 

그 일환으로 트위스트 타워 설계를 적용키로 했다. 건물이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모양으로 주로 업무빌딩 등에 쓰이는 설계 방식이다. 대림산업은 이 설계를 아파트에 적용해 한강 조망권이 가능한 가구 수를 최대 3775가구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전체 가구수(5816가구)의 65%는 한강뷰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를 기대하는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홍보관도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마련했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주비는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LTV 100%에 3200억원 직접 대여를 제시했다. 사업비는 1조6000억원, 공동주택 미분양 시 100% 대물변제도 약속했다. 

상업시설은 분양 책임을 지지 않는 대신 상업시설 리츠, 펀드 매각 솔루션을 제시하기로 했다. 착공시기는 이주 완료 후 4개월 이내, 공사기간은 가장 짧은 착공 후 35개월 이내로 제안했다.

GS건설 "속도전"
(feat.가능성 열어둔 대안설계)

GS건설(단지명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은 유일하게 원안 설계만 제시하고 이주비, 사업비 대여자금 등도 타사에 비해 보수적인 편이다. 

이 회사의 총 공사비는 1조6550억원(대안공사비용 없음)으로 3사중 가장 낮았다. 사업비 대여자금은 1조5000억원, 이주비 대여자금도 LTV 40%에 시공사 책임조달 50%로 경쟁사보다 낮았다.

추가부담금 납부방법은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입주시 100%', '입주 1년후 100%' 중 선택하게 했으나 입주 1년 후에 납부할 때 금융비용은 조합원이 부담토록 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한남3구역 단지는 대안 설계만으로 조합원들이 원하는 고급 단지를 만들기 어렵다"며 실현 가능한 부분만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공사로 선정된다면 시공사 계약 후 설계 변경을 거치기 때문에 그때 조합원들과 협의해 원하는 부분을 설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원안으로 입찰한 뒤 시공사로 선정되면 '히든 카드'를 꺼내겠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최근 한남3구역 1차 합동설명회에서 원안 입찰 후 '혁신 설계안'으로 설계 변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 대신 '권역별(1~5권역) 분양'을 통해 경쟁사 대비 평균 13개월, 최대 22개월까지 사업 기간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착공 시기도 이주 완료 후 3개월 이내로 2022년 7월 가장 빨리 잡았다.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인 한남3구역은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5816가구로 조성되며 총 사업비 7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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