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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주택공급]태릉‧용산·마포…'패닉 바잉' 잠재울까?

  • 2020.08.05(수) 16:58

서울 도심 공급으로 수요자 관심…일반분양 적어 아쉬워
매수 대기 수요자 위한 임대차 시장 안정대책 병행 필요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 주요지역에 13만2000가구 규모의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6.17대책과 7.10대책에서 다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며 집값이 계속 오르자 알짜 부지에 주택을 공급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해소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전만 해도 비판 일색이던 시장에선 이번 공급대책을 두고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태릉골프장과 용산 캠프킴, 서울의료원 등 유휴 국공유지를 활용한 주택공급은 수요자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당장 입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매수 대기자들을 위한 임대차 시장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밀 개발로 1만가구가 공급될 용산 정비창 부지/이명근 기자 qwe123@

◇ 주택 공급 신호 긍정적

정부가 지난 2018년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한 이후 약 3년 만에 공급 확대 방안을 추가로 밝혔다. 3기 신도시는 수요가 많은 서울 도심이 제외됐던데 반해 이번에는 노원과 용산, 강남 등 서울 주요지역이 주택 공급 대상지로 포함됐다.

그런 만큼 시장에선 정부의 공급 계획을 두고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상당량의 주택 공급을 통해 최근 가격 급등 우려에 따른 주택 구입 불안 심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3040세대의 패닉 바잉 우려를 진정시키는 등 주택시장에 확실한 공급 신호를 보내려는 의지가 표명됐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 안정은 수요조절과 공급확대를 병행해야 효과적"이라며 "이번 발표는 시장에 공급 확대를 위한 본격 신호 보내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도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 전환하고, 주택공급이 꼭 필요한 서울에 13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늘리겠다는 방안과 고밀재건축 추진은 새로운 내용"이라며 "젊은 세대의 불안 심리와 패닉 바잉 해소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여러 공급대책 중에서도 정부와 공공기관 등의 유휴 국공유지를 활용한 주택공급에 수요자들의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랩장은 "공급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려면 대기 수요자들이 선호할만한 곳의 주택 공급이 필요한 만큼, 서울권역 중심에 위치한 부지가 크게 선호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서울의료원과 용산 정비창부지, 태릉골프장과 용산 캠프킴, 정부 과천청사 일대와 서울지방조달청, 국립외교원 유휴부지와 서부면허시험장 등의 인기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매수 대기로 임대차시장 불안 등 과제도 산적

예상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특히 이번에 나온 공급대책은 빨라야 내년 말부터 사전 청약이나 분양이 이뤄질 수 있어 실제 입주가 이뤄지려면 족히 2~3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이번에 공급되는 주택에 거주하기를 원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당장 살 집이 필요한데, 임대차3법 등 전월세 시장 변수가 커 시장이 불안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함영진 랩장은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 생애최초 혹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자 등 당첨 기회가 확대된 대기 수요자들은 수도권 3기 신도시를 포함해 도심내 분양가상한제 적용물량 당첨을 위해 분양시장에 대기할 확률이 높아졌다"며 "공공‧임대주택 청약 자격도 무주택가구로 제한돼 이들이 임대차 시장에 머물 가능성이 커 전월세 시장 가격 모니터링과 불안에 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형태가 공공‧임대주택에 쏠려있다는 점이 불안요인을 잠재우기에는 제한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최근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는 공공‧임대가 아닌 온전한 자기 집을 가지려는 수요인데, 이들의 수요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유휴 국공유지에 들어서는 주택 가운데 절반 이상을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고, 과천과 강남 일대 부지(서울지방조달청‧국립외교원 유휴부지 등)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정부가 공급 대상지로 삼은 지역의 지자체에서 벌써부터 반발이 나오고 있어 정부가 계획한 시점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이들과의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이번 공급대책 상당수는 공공주택(임대‧분양)이며 특히 분양전환이 되지 않는 임대주택은 사실상 내 집 마련으로 보기 어려워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수요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집값을 안정시키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태릉골프장 등 유휴 국공유지 입지는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주민과 지자체 반발이 예상된다"며 "관련된 사전 협의 등이 있지 않다면 개발 진행이 어려울 수 있어 협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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