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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화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집값 잡을까

  • 2021.06.09(수) 18:05

정비사업 '속도전'으로 주택공급 확대
단기 불안에도 중장기 시장 안정에 도움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확대 및 시장 안정을 위해 손을 잡았다. 특히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규제를 강화한 것이지만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게 시장 평가다.

이번 협력 방안으로 최근 오름폭을 확대하는 집값을 조기에 잡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공급 확대로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투기수요 막고 정비사업 속도 낸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9일 발표한 주택정책 포괄적 협력 방안에는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시기 조기화 등이 담겼다. 이는 서울시가 국토부에 제안한 것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시점을 사업 초기 단계로 앞당기는 것이 핵심이다.

재건축은 기존 조합설립인가 이후에서 안전진단 통과 이후부터,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에서 정비구역 지정 이후부터로 개선하는 데 양 기관이 협의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와 서울시는 공공재개발 2차 공모와 서울시 재개발 활성화 방안에 따른 민간 재개발 공모전까지 법 개정 완료를 목표로 국회와 즉시 협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정비사업을 추진할 경우 투기수요 진입으로 집값이 이상 급등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집값 불안은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데 가장 큰 제약인 만큼 이를 막아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번 조치는 실거주하고 있는 조합원을 위한 보호 대책으로 향후 재건축 진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외부 갭투자자나 투자수요에 의해 거래하고자 하는 사람까지 보호할 명분(필요)은 없고 실소유자 권익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고 강조했다.

단기 불안 불가피…공급 확대는 긍정적

정부와 서울시의 이번 조치를 두고 시장에서는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평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긴 하지만 이는 오히려 사업 추진을 빨리 해야 한다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며 "사업 절차가 지연되면 재산권 침해도 커지는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비사업 초기단계부터 조합원 지위양도를 금지하는 것은 공급확대가 필요한 만큼 선제적으로 규제 장벽을 더 높이는 것"이라며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제어장치를 마련해놓고 이후 세부적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즉 개발 호재인 만큼 최근 오름폭이 커지고 있는 집값을 잡는 역할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투기세력의 정비사업 시장 진입을 막고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어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이번 대책의 부작용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인데 앞으로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특정 단지 한 곳이 아니라 서울 내 다수의 단지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이라 향후 공급이 꾸준해지면 장기적인 안정을 기대할 수 있어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협력 방안은 제도만 정비하는 수준이라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며 "다만 정비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걸림돌은 단기간 가격이 상승하는 것인데 지위양도 금지 시점을 앞당기면 투기세력 진입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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