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제2의 대장동 사태' 막는다vs못 막는다
3. 대출 규제, 제발 그만해 나 무서워!
과천 청약은 내가 할게, 신희타는 누가 할래?
이게 웬일이죠? 인기많던 과천이 3차 사전청약에서 '청약 미달'이라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경기도 과천은 서울 중에서도 강남권과 가까워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는 지역인데요. 가격도 많이 올라서 분양만 하면 '로또 청약'으로 이름을 떨치며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곤 했죠.
이번 수도권 3차 사전청약에서도 '과천 주암'이 단연 눈길을 끌었는데요. 주암지구는 양재천을 사이에 두고 서울 서초구 우면동과 마주해 사실상 강남 생활권이거든요. 과천 중에서도 '입지 갑'인 셈이죠. 이에 지난 1~3일 수도권 3차 사전청약 공공분양 특별공급 및 신혼희망타운 신청 결과 공공분양 특별공급에서 94가구(전용 84㎡) 모집에 2742명이 신청해 2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어요. 3차 사전청약 신청지역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결과인데요. 반전은 신혼희망타운에서 나왔습니다. 같은 지구에서 공급된 신혼희망타운은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거든요. C1·C2블록 총 1421가구 모집에 730명이 신청해 전체 모집가구 대비 절반가량 신청에 그쳤고요. 10일 발표한 신혼희망타운 수도권 거주자 추가 접수에서도 경쟁률이 저조(4.3대 1)했어요.
이같은 '극과 극' 결과에 신혼희망타운이 시장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와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만큼 2인 가구 이상이 거주할 집인데 전용 60㎡ 이하 주택형만 공급돼 자녀를 키우고 살기엔 면적이 작기 때문이죠.
실제로 면적이 작을수록 신청 인원도 적었는데요. 과천 주암 신혼희망타운 해당지역 청약결과 C1블록 전용 46㎡는 188가구 모집에 14명, C2블록은 전용 46㎡ 29가구 모집에 1명 신청에 그쳤어요.
더군다나 나중에 집을 팔 때 시세차익을 환수하는 것도 부담이에요.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는 의무적으로 분양가의 30%를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통해 대출받아야 하는데요. 연 1.3%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간 빌릴 수 있지만 향후 주택을 팔 때 시세차익의 10~50%를 국가와 공유해야 하죠. 흠.. 신혼희망타운을 왜 신혼절망타운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기도.'제2의 대장동 사태' 막는다vs못 막는다
자, 이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시작~! 여야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 3건 중 2건을 통과시켰어요. 올 하반기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화천대유 사태'가 재발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인데요.
여당은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을 계기로 △개발이익 환수법 개정안 △도시개발법 개정안 △주택법 개정안 등 대장동 방지 3법을 추진 중인데요. 이번에 통과된 건 도시개발법 개정안과 주택법 개정안이에요.
도시개발법 개정안은 민관합동 토지개발 사업에서 민간의 이익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인데요. 더불어민주당은 이익 상한을 총사업비의 10% 이내로 지정하려 했지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민간 참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야당의 우려에 따라 구체적인 상한율은 시행령에 위임하기로 했어요. 주택법 개정안은 도시개발사업 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게 핵심이고요.
개발이익환수법은 도시개발사업이나 택지개발사업 등에서 사업자의 개발부담금을 현 20~25% 수준에서 40~50%로 높이는 내용인데요. 다만 개발이익환수법은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라 대장동 방지법 3법이 완성되진 못했어요.
3법이 모두 통과되면 '제2의 대장동 사태'는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요? 꼭 그렇지는 않은듯 해요.
도시개발법 개정안의 경우 구체적인 상한율을 시행령에 위임하기로 했는데,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이윤 상한을 정하고 지정권자가 그 적정성을 검토하면 또다른 개발 특혜 가능성이 있거든요. 상한율을 너무 낮출 경우엔 민간 참여 유인이 없어 민관합동으로 추진하는 주택 공급·택지개발 사업들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요. 가뜩이나 높은 집값으로 주택공급이 예민한 상황인데 말이죠. 외양간 고치려면 한참 걸릴듯 하네요. 휴..대출 규제, 제발 그만해 나 무서워!
내년부터 전세대출 받기가 더 힘들어질듯 해요. 올해 4분기 가계대출 총량관리 규제에서 한시적으로 제외됐던 전세대출이 내년 1월부터 다시 규제에 포함돼 관리받게 되거든요.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0·26 가계부채대책을 통해 고강도 가계부채 총량관리대책을 내놓으면서도 전세대출은 예외로 뒀는데요. 그러면서도 내년부터는 전세대출도 총량에 포함해 관리하겠다고 예고했어요. 이에 무주택 서민들의 고민도 깊어졌는데요.
그 과정에서 여당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되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어 '혹시' 하는 기대감도 일부 나왔어요. 이에 금융당국과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진행한 비공개 실무 당정협의 결과에 눈길이 쏠렸고요. 협의 과정에서 '전세대출 제외' 안건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요.(아디오스..)
예고한대로 전세대출이 총량 규제에 포함되면 은행권 가계대출 여력은 그만큼 줄어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게다가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4~5%대로 올해(5~6%)보다 낮춰 한도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어서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에요.
갈수록 대출 받기는 힘들어지는데 전셋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니 세입자들은 피가 마르는 상황이에요. 내년 7월에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도래하면 계약갱신청구권 만료로 신규 전세 계약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새로운 갱신 물량은 전월세상한제(5% 제한)를 적용받지 않아 전셋값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당·정은 이같은 시장의 우려에 서민 실수요자 대출은 중단되지 않도록 가계부채를 관리하기로 했는데요.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실수요자 전세대출·집단대출 등은 최대한 끊기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은행들도 같은 생각일까요?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기 위해 올해와 같이 금리를 올리거나 한도를 줄이는 식으로 수요를 억제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실수요자를 위한 대책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참 집 사기도 힘들고 집 빌리기도 힘든 세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