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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여의도, 다시 도는 재건축 시계?

  • 2022.09.16(금) 13:11

1970년대 준공 노후아파트 재건축 속도
최고 60층…여의도 스카이라인 변경
시장침체·고층 개발비용 등 난관도

멈췄던 여의도 재건축 시계 바늘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1970년대 지어진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올리며 50~60층 고층 아파트로의 탈바꿈 준비에 한창이다. 

부동산 시장이 한풀 꺾인 만큼 정부 차원의 '재건축 브레이크'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다만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고층 개발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낮아진 사업성은ㄱ 난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의도 재건축 시계가 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76년 준공한 공작아파트(373가구)는 지난 7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 및 지정안이 수정·가결됐다. 

이 아파트의 개발계획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8년 서울시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류됐다가 4년 만에 다시 상정, 여의도 재건축 사업 중 처음으로 정비구역에 지정됐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최고 49층으로 탈바꿈한다. 

1976년 준공한 수정아파트(329가구)는 지난 7월 영등포구청에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구청에서 해당 안의 입안을 결정하면 서울시를 거쳐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여부가 결정된다.

수정아파트는 앞서 2019년 1월 구청에 정비계획안을 접수했으나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무산과 함께 보류됐다가 3년 반만에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재개한 셈이다. 수정아파트는 최고 45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한다.  

1977년 준공한 목화아파트(312가구)는 지난달 조합 설립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달 내 조합 설립 인가를 받으면 최고 50층 건축 계획이 담긴 정비계획안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1971년 준공한 시범아파트(1584가구), 1975년 준공한 한양아파트(588가구)와 삼부아파트(866가구) 등은 서울시 정비사업 패스트트랙 제도인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하고 있다. 

서울시가 상반기 주민 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이들 아파트의 신통기획 계획안에 따르면 시범아파트는 기존 최고 13층에서 60층으로, 한양아파트는 기존 최고 12층에서 50층으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삼부아파트도 최고 50층으로 탈바꿈을 추진 중이다. 

1978년 준공한 광장아파트(744가구)는 이달 '분리 재건축' 관련 3년간의 소송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다시 사업에 속도를 내게 생겼다.

이곳은 여의나루를 기준으로 1·2동과 3·5~11동이 통합 재건축과 분리 재건축을 놓고 주민 갈등을 빚으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으나, 대법원 판결에 따라 분리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3·5~11동은 신통기획 참여를 검토 중이다. 

스카이라인 언제쯤?…"사업성이 관건"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 대부분 '고층화'에 나선 만큼 사업이 본격화하면 여의도 스카이라인이 대폭 바뀔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서울시가 지난 3월 발표한 '2040 서울플랜'을 통해 35층 높이 제한이 폐지돼 한강 가까이에 있는 15층 안팎 노후 아파트들이 고층 개발할 수 있게 물꼬도 트인 상태다. 

재건축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여의도가 속한 영등포구는 1월31일부터 마이너스 변동률을 이어가다가 4월 들어 소폭 상승하는가 싶더니 6월20일부터는 12주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정기'로 보긴 어렵기 때문에 집값 상승 조짐이 보이면 다시 재건축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8년 7월 박원순 전 시장이 용산·여의도 일대 마스터플랜 구상을 밝혔으나 부동산 상승기에 불씨를 더하는 격이 되면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면 보류하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영등포구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0억7700만원으로 전년 동월(10억4800만원) 대비 오히려 2.8% 올랐다. 이에 서울시의 여의도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발표도 미뤄지고 있다. 

시장이 바뀌면서 재건축 사업성이 전과 같지 않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시장 환경이 많이 변했는데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조합의 부담은 더 커졌다"며 "더군다나 고층 개발일수록 비용이 더 높기 때문에 사업성이 충분히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분양가상한제가 일부 완화됐다고 해도 사업을 충당하고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성이 나올지 모르겠다"며 "재건축 절차 등이 정상화 된다고 해도 예전(부동산 상승기)과는 다른 이유로 재건축 사업이 벽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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