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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대출규제 숨통 트이지만…집 살 사람 별로 없다

  • 2022.09.22(목) 06:30

지방 비규제…청약 가점제 확대·취득세 중과 배제
대출 금리 부담에 입주 물량 증가 등…"영향 미미"

정부가 규제지역을 대폭 해제했지만 부동산시장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서울 등 수도권에 대한 규제는 유지한 데다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 하방압력이 여전히 높다. 앞으로 1~2년간 입주물량이 풍부한 지역도 많다.

매매시장 정체가 지속하면서 분양시장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대구 등의 지역도 여전히 대규모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세금규제 풀려 '숨통'…전문가들 "집값 영향 미미"

정부는 어제(21일) 지방권 및 수도권 일부 외곽지역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고, 인천·세종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기사:인천·세종 투기과열지구 풀린다…지방은 '일제 해제'(9월21일)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 지역은 비규제지역이 된다.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광역시와 충북·충남·경북·경남·전북 등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다. 수도권에서도 경기 안성·평택·양주·파주·동두천시가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나며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이들 지역을 옥죄던 세금규제가 사라진 덕에 매도·매수자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등의 규제가 완화된다. 9억원 이하 주택 50%, 9억원 초과 주택 30%까지 적용됐던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70%까지 상향된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의 이중 규제를 받았던 세종시도 이번엔 투기과열지구에서 벗어난다. 앞서 지난 6월30일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결과 지방 유일의 투기과열지구로 유지되며 주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조정대상지역은 유지된다.

이밖에 인천 연수·남동·서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이제 남은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 지역과 경기 14곳 등 총 39곳이다. 이들 지역에선 LTV가 △9억원 이하 40%→50% △9억원 초과 20%→30% △15억원 초과 0%→30%로 상향된다.

다만 이같은 규제 완화에도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지역 해제가 지방에 집중된 데다 금리 인상 등의 하방압력이 거세게 작용하고 있다. 인천, 대구, 부산 등은 입주 물량이 대거 예정된 탓에 추가 수요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인천은 향후 2~3년간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어 주택 공급 부담이 앞으로도 상당할 것"이라며 "지방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렸지만 집값 급등 부담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경기 위축 여파로 매수세 회복이 쉽지 않아 집값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과 수도권이 사실상 조정에서 배제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라며 "집값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규제를 완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청약 한파'도 계속될 듯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청약 규제 또한 완화된다. 민영주택은 추첨제 물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무주택자만 청약할 수 있는 가점제와 달리 추첨제에는 1주택자도 기존 주택 처분을 전제로 청약할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비규제지역이 된 지방의 경우 전용 85㎡ 이하 주택의 가점제 적용비율이 75%에서 40%로 감소하며, 지자체장의 판단에 따라 이 이하로도 조정할 수 있다. 전용 85㎡초과 주택은 전 물량을 추첨제로 진행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인천과 세종은 가점제 적용비율이 △85㎡ 이하 100%→75% △85㎡ 초과 50%→30%로 각각 완화된다.

재당첨 제한 기간도 줄어든다. 비규제지역에선 재당첨 제한 기간이 아예 없고, 인천과 세종은 기존 10년에서 7년으로 감소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추첨제 물량은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과 1주택자들도 청약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받는다"며 "재당첨 제한 기간이 사라지면 청약 대기자들이 청약 통장을 날릴 우려 없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어 분양시장에 활기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서 지난 6월30일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대구 등의 분양시장은 여전히 싸늘한 상황이다. ▷관련 기사: 대구·여수 규제지역 해제에도 청약 대거 미달…'속수무책'(7월21일) 

지난달 분양한 중구 '명덕역 루지움 푸르나임'은 98가구 모집에 단 7가구만 청약했고, 북구 '힐스테이트 칠성 더 오페라'는 576가구 모집에 89가구를 모으는 데 그쳤다.

결국 기존 주택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한 분양시장에도 한파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집값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 또한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함영진 랩장은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 속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에 대한 고려 없이 주택을 구매하기 쉽지 않다"며 "역대 최저치의 주택거래량, 매매가격 등의 추세를 보면 규제지역 해제 이후에도 분양시장이 과열할 우려는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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