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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전세살이]②깡통전세 피하는법

  • 2023.01.30(월) 06:30

'빌라왕' 사태로 보는 깡통전세 위험
전세가율 꼭 따져봐야…시세 확인도
전세물량·공급물량까지 3박자 필수

"어디 가서 이 가격 주고 전세 못 구해요"

전셋집 구할때 한 번쯤 들어볼만 한 얘기죠. '진짜 그런가?' 하고 귀가 펄럭이는 순간 실수하기 마련.

나중에 전세 계약이 끝나고 전세보증금을 문제 없이 돌려받기 위해선 내가 구하는 전셋집의 보증금이 합리적인 가격이 맞는지 잘 따져봐야 하는데요.

'깡통전세'의 매운맛을 피하려면 시세뿐만 아니라 전세물량, 입주물량 등도 함께 보는 게 좋은데요. 일일이 따져보는 게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렵지만도 않습니다. 자, 따라오세요!

'전세가율' 보고 '깡통전세' 구별하기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은 '빌라왕' 사태로 인해 '깡통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는데요.▷관련기사:[집잇슈]'빌라왕' 사태에 속수무책…내 전세금 괜찮을까(2022년12월21일)

깡통전세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더 높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힘든 전세를 말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전세가율'을 필수로 봐야하는데요. 

전세가율이란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말합니다. 가령 빌라 매매가격이 1억원인데 전셋값이 8000만원이면 전세가율은 80%입니다. 공식이 쉽죠?

시장에선 안전한 전세가율을 60% 정도로 보고 있는데요. 만약 전세가율이 높다면 경매로 집이 넘어갈 경우 1순위 권리자(확정일자+전입신고)라고 해도 원금 보전이 어렵기 때문이죠. 

지금처럼 집값이 빠르게 떨어지는 시기엔 전세가율을 더 보수적으로 보는 게 좋습니다. 가령 매맷값 1억원짜리 빌라에 6000만원 전세로 들어갔는데 빌라가격이 떨어져 7000만원이 되면 전세가율은 60%에서 85.7%로 훌쩍 올라가거든요. 이렇게 되면 '(비교적) 안전한 전세'에서 '깡통 전세'로 전락하는거죠. 

매맷값과 전셋값만 비교해보면 되니까 깡통 전세를 알아보기 쉬운 거 아니냐고요?

물론 아파트처럼 단지 내 거래량이 많으면 시세 확인이 쉬운 편인데요. 매매 거래가 적은 신축빌라나 다세대주택 등은 시세 파악이 어렵습니다. 

여러 '빌라왕' 사태에서도 이같은 맹점을 노린 사기가 많았는데요. 신축빌라를 시세보다 비싸게 전세 계약하도록 유도한 뒤 갭투자자에게 넘기면서 매맷값이 떨어지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거죠. 

이들 모두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조회시스템을 이용하면 최근 거래 가격을 알 수 있는데요. 거래량이 적은 빌라의 경우 인근에서 비슷한 평형의 거래가격을 조회해서 내가 들어갈 전셋집의 전세가율이 높은지 낮은지 대략적으로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 실거래가라고 다 정확한 건 아닙니다. 부동산이나 집주인들끼리 사고 팔면서 매매가를 올리거나 업계약한 뒤 향후 계약을 취소하는 등 의도적으로 가격을 조작할 수도 있거든요. 

이같은 '전세금 부풀리기'를 피하려면 같은 지역의 여러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격을 문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시도별 아파트 입주 및 입주예정 물량./표=비즈니스워치

미래 시세 예측하려면 공급물량 확인해야

시세 확인했으니 한시름 놨다고요? 피같은 전세보증금 지키려면 조금만 더 공부하자고요!

시세에 맞게 계약을 했다고 해도 나중에 전셋값이나 매맷값이 크게 떨어지면 현금 여력이 부족한 집주인의 경우 빚 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거든요.(빚내서라도 돌려주면 다행..)

대표적인 상황이 '역전세난'입니다. 역전세난은 전셋값이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게 어려워진 상황인데요.▷관련기사:[집잇슈]전세는 떼일까 불안, 월세는 비싸…세입자 어디로(2022년12월30일)

지금처럼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을 때 발생하기 쉽고요. 여기에 공급물량까지 많다면 '공급>수요'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입주 물량을 주의깊게 봐야하는데요.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까지 늘어나면 전세 수요가 분산되고 월세 수요가 늘면서 역전세난이 가속화할 수 있거든요.

올해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전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라 지역을 잘 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2년 33만2285가구에서 2023년 35만6513가구로 7.3% 늘어날 전망인데요.

그중에서도 제주는 132가구에서 1135가구로 759.8%, 경북은 4747가구에서 1만1231가구로 136.6%, 울산은 3856가구에서 8786가구로 127.9%, 대구는 2만653가구에서 3만6059가구로 74.6% 등 크게 오를 예정이니 더 주의해야겠죠.

서울의 경우 전월세 계약 만료 물량도 예측해볼 수 있는데요. 입주 등 이슈가 없어도 전월세 계약 만료 시점이 몰릴 수 있거든요. 

임대계약의 2+2년 계약이 만료될 시점을 기준으로 모두 신규 물량으로 임대시장에 풀릴 것을 가정해 예측한거죠. 가령 2020년 8월 신규로 임대계약하고 2022년 8월 갱신계약했다면 2024년 8월 임대시장 물량을 예측하는 구조입니다. 

서울시는 서울주거포털 '전월세 정보몽땅' 사이트를 통해 자치구마다 매월 건축연한별, 면적별 전월세예측물량 통계를 내놓고 있으니 활용해볼만 합니다. 이쯤되면 깡통전세 피할 수 있겠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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