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으로 가팔랐던 집값 하락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집값은 떨어지고 있지만 1.3 대책 이후 분위기가 달라진 건 분명해 보이는데요. 벌써 5주째 낙폭이 줄면서 하락 곡선이 확연하게 완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라면 정부의 바람대로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시장이 안정화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아직 집주인과 수요자의 희망 가격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설명입니다. 시장 흐름이 궁금해 문의 전화를 하는 경우가 늘긴 했지만, 관망세는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 전셋값 하락세는 여전히 뚜렷하고요. 금리 인상 흐름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강서구, 3주째 서울서 가장 큰 폭 하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마지막주(3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38% 하락했습니다. 정부가 1.3대책을 내놓은 이후 5주째 낙폭이 줄고 있는데요. 일단 정부의 기대처럼 시장 연착륙의 흐름이 나타나는 분위기입니다.
수도권(-0.48%→-0.44%)과 지방(-0.35%→-0.32%)의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하락 폭이 5주째 줄었습니다. 서울 역시 -0.25%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지속해 둔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던 노원구의 흐름이 눈에 띄는데요. 이번 주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이 -0.19%를 기록하며 빠르게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강서구의 경우 -0.62%로 전주보다 낙폭은 줄었지만 지난주에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자치구로 또 한 번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락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서울 집값이 떨어진 건 벌써 36주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수요자들은 아직 집값이 비싸다고 느끼는 듯한데요. 여전히 거래가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향후 금리 인상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대와 시중 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의 추세 전환 여부와 관련된 매수 문의가 일부 존재한다"면서 "다만 매도·매수자 간 희망 가격 차가 좁혀지지 않아 관망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셋값 급락세에 금리 부담도 여전
이제 관심은 과연 집값 낙폭이 언제까지, 얼마나 줄어들 지로 쏠리고 있는데요. 정부의 기대처럼 거래가 정상화하면서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을까요.
일단 아파트값 하락세 둔화와 함께 매수심리도 5주째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5로 전주(66)보다 0.5포인트 올랐는데요.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지수가 100을 향해 가고 있기는 하지만 부동산원의 설명처럼 아직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전셋값 하락세는 여전히 가파른 수준입니다. 특히 서울은 주간 아파트 전셋값 하락률이 1% 안팎에 머물러 있는데요. 최근 입주 물량이 급증한 강남구의 경우 -1.34%로 낙폭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1일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50~4.75%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베이비스텝으로 속도 조절을 한 데다가 시장에서는 이제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끝이 보인다는 것이지 끝난 건 아닙니다. 연준은 앞으로 두 차례 정도의 추가 인상 의지를 밝혔습니다. 고금리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경기 등 외부 변수가 매수 심리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위기"라며 "중저가 아파트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래됐지만 고금리와 경기 위축, 전셋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매수자 관망이 우세하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