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집잇슈]'똘똘한 한 채' 선호 쏙 들어간 까닭

  • 2023.02.08(수) 06:30

활황기에 '주목'…세금 피하고 집값 상승도
침체·규제 완화로 메리트 줄어…거래도 가격도↓

지난 문재인 정권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 유행처럼 번진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똘똘한 한 채'인데요.

영끌을 해서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와중에 집을 사려면 강남을 비롯해 이른바 상급지의 고가 매물을 사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이런 집이라야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집값이 지속해 오를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요.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꼽으며 세금이나 대출, 청약 등의 규제를 대폭 강화하니 똘똘한 한 채 선호 흐름은 더욱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똘똘한 한 채라는 말이 어느새 쏙 들어갔는데요. 이제는 고가 아파트 거래가 확연하게 줄어들고 가격도 눈에 띄게 떨어지는 등 정반대의 흐름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집값은 더 떨어지고 거래도 감소

똘똘한 한 채란 서울 강남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상급지에 위치한 고가 아파트를 지칭하는데요. 꼭 강남이 아니더라도 도심 대단지의 대형 평형일수록 더욱 수요가 쏠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똘똘한 한 채는 되레 외면받는 분위기입니다. 집값은 더 빨리 떨어지고 거래도 줄고 있는 건데요.

KB부동산이 내놓은 월간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의 증감률이 -2.17%를 기록했습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1.91%, 서울은 2.09%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내림 폭이 큰데요.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는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이후 지속하는 흐름입니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월간 변동률이 -3.14%로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집값이 오를 때는 더 올랐는데,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선도 50지수는 매년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가구 수X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지표입니다.

고가 아파트 거래도 확연하게 줄고 있는데요.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빠르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2분기에 12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전체의 28.4%를 차지했는데 4분기 들어서는 18.1%로 감소했습니다.

'똘똘한 한 채' 메리트 줄고 부담 커져

고가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가 가파르고 거래가 줄어든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힙니다. 우선 지난 활황기에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워낙 많았던 만큼 거품도 많이 생겼다는 지적입니다. 그만큼 빠질 거품도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2022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대별 거래비율.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 수년 간 똘똘한 한 채에 투자하라는 프레임 등으로 소위 상급지로 수요가 쏠리면서 가격 거품이 더 크게 만들어진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 강남에서도 수억원씩 집값이 떨어지는 등 지난 활황기와는 흐름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서 똘똘한 한 채의 상대적 메리트가 줄어들고 되레 리스크만 커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금리가 오르고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고가 아파트를 보유하는 데 따른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입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지난 정부에서는 집 한 채를 구매하더라도 세금 등 여러 규제가 강해 부담이 됐던 탓에 한 번 살 때 좋은 집을 사려는 경향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기존 주택 처분 기간도 늘려주고 세금도 완화해준 만큼 처음부터 무리해서 살 필요가 없는 환경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송 대표는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는 흐름에서 무거운 주택을 갖고 있는 것은 금리 부담 면에서나 자산 분배 면에서도 굉장히 리스키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한 경우도 있는데 최근 전셋값 하락 흐름 등을 봤을 때 부담이 더욱 커진 만큼 이제는 이런 매물을 똘똘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장 강남3구 등 서울 핵심지에 대한 선호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지난 수년간 지나치게 과열한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이 다소 완화하게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윤 팀장은 "강남구나 서초구 등 서울에서도 핵심 지역은 학군 등을 고려하면 아직 대안이 될 만한 곳이 없는 만큼 선호도가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과거처럼 2030세대가 조급하게 비싼 매물을 사들이는 등의 과하게 집중화하는 현상이 당분간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