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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울린 전세사기…국토부, 사기 의심자 970명 수사의뢰

  • 2023.06.08(목) 10:15

범정부 전세사기 특별단속 중간결과
바지임대인 내세우고 깡통전세 매수
중개사 못 믿겠네…2030 피해자 과반

#서울에 빌라를 신축한 건축주 A는 분양·컨설팅업자 B와 높은 보증금으로 전세 계약 시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공모했다. B는 이사지원금을 주겠다며 임차인을 유인, 전세 계약을 체결토록 했다. 이후 '바지' 임대인 C가 건물을 통째로 매수하게 해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을 곤란케 했다. 

#임대사업자 D는 매매가격보다 전세보증금이 더 높은 오피스텔(소위 깡통전세) 29채를 자기자본 없이 매수했다. 매수대금은 전세계약을 승계해 조달했는데, 모두 깡통전세라 매수할 때마다 오히려 차액을 챙겼다. 계약 종료 시점엔 계약 당시 전세가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다수 임차인들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국토교통부가 이같은 사례의 전세사기 정황을 1322건 포착, 사기 의심자와 관련자 970명을 수사 의뢰했다. 

사기 의심자 중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이 42.7%으로 가장 많았고, 수사 의뢰한 거래의 피해 상담 임차인 10명 중 6명이 20·30대 청년층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범정부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을 통해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피해자 결정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전세피해지원센터 피해상담자 연령 분포./그래픽=비즈워치

대검찰청·경찰청·국토부는 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범정부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기관은 지난 1월18일 '전세사기 대응 협의회'를 개최하고 범정부 전국 특별단속을 시행하는 등 전세사기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국토부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신고된 주택 거래와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상담사례 등을 바탕으로 조직적인 전세사기 의심사례 1322건을 선별하고 분석해 전세사기 의심자와 관련자 970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외 신고가격 거짓신고 등 국세청에 316건, 거래신고법 위반 및 자료제출 불응 등 지자체에 1164건을 통보했다. 

전세사기 의심거래의 지역별 보증금 피해규모는 서울 강서구가 83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화성 238억원 △인천 부평 211억원 △인천 미추홀 205억원 △서울 양천 167억원 △서울 금천 12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에 수사의뢰한 거래의 피해상담 임차인은 558명으로 이 중 20·30 청년층 비율이 절반 이상(61.3%)을 차지했다. 

전세사기 의심자 등 970명의 신분은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414명·42.7%) △임대인(264·27.2%) △건축주(161명·16.6%) △분양·컨설팅업자(72명·7.4%) 등 순이다. 

전세사기 의심자 신분./그래픽=비즈워치

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간 전국적인 단속을 실시한 결과 전세사기 사범 2895명(구속 288명)을 검거했다. 

국토부 수사의뢰 등을 토대로 '무자본 갭투자' 보증금 편취, 전세자금 대출사기 등 대규모 전세사기 조직 31개를 적발했다. 6개 조직에 대해서는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2차 특별단속에서는 전세사기 가담행위자도 중점적으로 수사해 불법 중개행위를 한 공인중개사 등 486명을 검거하고, 부동산 감정평가액을 고의로 부풀린 불법 감정행위에 대해 45명을 수사중이다. 

대검찰청은 전국 검찰청에 71명의 '전세사기 전담검사'를 지정했다. 국토부·경찰과 수사 초기부터 긴밀하게 협력하고 기소·공판까지 담당하는'책임수사'를 실시, 전세사기를 엄단하고 있다.

국토부는 검·경으로부터 수사개시, 피해자현환 등 정보를 공유받아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피해자 결정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하반기에는 분석대상을 4만여 건으로 대폭 확대해 부동산 거래신고 데이터 기반 조사를 추진하는 등 수사에 도움이 되도록 공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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