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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지은 데이터, 딥러닝해 AI에 녹이면?

  • 2024.03.27(수) 11:21

연중 기획 [AX 인사이트]
[인터뷰]서충열 롯데건설 AGI TFT 팀장
효율부터 안전까지…"건설 AX 선두주자로"

'롯데월드타워, 나인원 한남, 금강 보행교, 롯데몰 하노이(베트남)….'

인공지능(AI)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확보한 데이터를 지능형 연산 반복으로 학습시켜(딥러닝) 업무에 접목하면 효율을 높이고 허점과 오차를 보완해 한층 더 수준 높은 상품·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잘' 쌓은 데이터가 필요한 이유다.

롯데건설의 수많은 건축·토목 프로젝트 경험 역시 도시를 중심으로 한 AI 기술 발전에 구름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건설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30년전부터 기획한 롯데월드타워를 국내에서 가장 높은 123층, 555m로 6년여간 시공하고, 2017년 준공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용도로 운영까지 하는 건설사다.
▷관련기사: [르포] 초고층 역사 새로 쓴 롯데월드타워(2015년 3월27일)
인공지능이 바꿔낸 도시가 온다 '어반 AI'(2월29일)
 

건설산업에 AI가 본격 도입되면 위험하고 복잡한 공사 현장의 수많은 작업 프로세스도 혁신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건설 업계가 AI 근육 쌓기에 한창인 이유다. 롯데건설은 선제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연구해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충열 롯데건설 AGI TFT(태스크포스팀) 팀장./제공=롯데건설

'데이터의 힘'…건설 노하우 AI에 모은다

롯데건설은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발맞춰 지난해 12월 R&D(연구·개발) 조직과 사업본부 인력으로 구성된 AI 전담조직 'AGI TFT'를 신설했다. AGI는 범용인공지능으로 특정 조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한 단계 발전해 다양한 상황에서 넓게 적용할 수 있는 AI를 뜻한다.

롯데건설의 AX를 책임지는 서충열 롯데건설 AGI TFT(태스크포스팀) 팀장은 27일 "불확실성이 만연한 시대에서 AI 기술 경쟁력 확보는 기업의 미래를 선점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AI를 통해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TFT는 AI 과제 60여개를 발굴해서 수행 중이다. 서 팀장은 TFT의 중장기 계획으로 △AI 기술을 통한 지능형 기술 통합 △AI 기반 신사업 발굴 △의사결정 지원 △AI 활용 업무 자동화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우선 데이터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 팀장은 "현재의 AI 기술로 수많은 데이터를 정리하는 행위는 AI 기술 및 보안 정책에 의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기술이 매우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데이터 관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빠르게 팔로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최근 공사 진행 현황을 관리할 모바일 기반 '스마트공사 시스템'을 구축해 공사 현장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도구를 확보했다. 여기에 그룹에서 제공하는 '롯데 AI 플랫폼'(Aimember)까지 더하면 데이터 활용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콘GPT 시스템 샘플 이미지./제공=롯데건설

서 팀장은 특히 롯데건설이 그동안 쌓아온 건설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AI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롯데건설은 지난 1959년 창립 이래 롯데월드타워(국내 최고·세계 7위 123층 높이)를 포함해 수많은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건설 노하우를 쌓아왔다"며 "이런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AI에 녹여낸다면 우리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말 특허 출원한  'AI 기반 건설 시방서 질의응답 및 분석 플랫폼(콘GPT·ConGPT)'가 대표적이다. 콘GPT는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 기술에 기반을 둔 플랫폼이다.

건설현장의 복잡하고 다양한 시방서(공사 순서를 적은 문서)에 대한 질문에 실시간으로 응답하며, 협력사와 건설담당자들이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베타버전 테스트 중으로 향후 현장 개설 초기에 활용될 예정이다. 

서 팀장은 "기존 방법은 전체 시방서를 관련 기술자가 읽고 분석해 본인의 경험 및 노하우로 평가하는 것"이라며 "시간과 경험치에 따른 차이가 많이 발생했는데, 이를 표준화해 현장에서도 쉽게 시방서 분석과 질의 응답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건설은 일하는 방식의 차원적 변화를 위해 대화형 AI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 AI는 문서·이메일 작성, 데이터 분석, 온라인 회의, 정보 검색·활용 등의 비서·도우미 역할을 수행한다. 온갖 현장 변수 AI로 해결…"선두주자 나설것"

AI 기술을 통한 안전 확보에도 나선다. 롯데건설 AGI TFT는 올해 '안전'을 키워드로 'AI 기반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 'AI 로봇시공 자동화'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 팀장은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예측 분석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식별하고 분석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건설 작업의 안전성이 대폭 향상될 수 있고 AI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건설 현장을 감시하고 위험 상황을 즉시 감지해 준다"고 말했다. 

통합 영상 관제시스템 '안전상황센터'./제공=롯데건설

롯데건설은 지난해 인공지능 시스템과 연계한 통합 영상 관제 시스템인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했다. 이는 2022년 구축한 '위험성 평가 AI 시스템'을 통한 현장 분석을 바탕으로 난도가 높은 현장을 선별해 중점 점검할 수 있는 관리 체계로 사용되고 있다. 

서 팀장은 "올해는 고정형 폐쇄회로(CC)TV를 자동회전이나 이동형 CCTV로 변경해 음영구역을 최소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외벽 도장이나 청소와 관련된 고소작업에 로봇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품질과 완성도 향상도 기대된다. 그는 "AI를 활용한 건축 정보 모델링(BIM)과 시뮬레이션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최적의 건축 방안을 모색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테스트해 가장 효과적인 건설 방법을 도출할 수 있다"며 "건설 비용 절감, 사업 기간 단축, 최종 결과물의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사진=롯데물산 제공

롯데건설은 주택 브랜드인 '롯데캐슬', '르엘'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도 발굴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인 '매터(Matter)'를 활용해 하드웨어 제조사별 운영하던 기존 스마트홈 플랫폼을 단일 표준 플랫폼으로 통합해 여러 디바이스에 연계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CES 2024에 출품한 가정용 AI 비서 로봇 '볼리(ballie)', 'AI 에이전트' 등도 주택상품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서 팀장은 "해당 제품이 정식 출시되고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주거 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에 발맞춰 '롯데캐슬'과 '르엘' 상품의 변화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활용하면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 팀장은 "AI의 도입은 단순히 기술적인 혁신에 그치지 않고,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AI 도입의 초기 단계여서 기획한 것들을 모두 이루거나 실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선제적으로 AI를 도입하고, 테스트하고, 연구를 동반해 AI의 선두주자로 나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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